李선대위 산하 위원회만 55개.. 내부서도 "자리 차지하고 일 안해"

민주당이 4일 국회에서 선대위 미래시민광장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각종 위원회로 외연 확장을 꾀하면서 모두 55개의 위원회를 두는 등 비대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4일 선대위 산하 미래시민광장위원회·미래경제위원회·4050특별위원회 종교본부·균형발전위원회 등을 연달아 출범했다.

하루 만에 무려 총 4개 위원회와 본부가 새로 생긴 것이다. 현재까지 민주당 산하에 설치돼 있는 위원회는 이재명 대선후보 직속 13개와 선대위 산하 위원회 42개 등 총 55개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전환적공정성장·신복지·사회적대전환 위원회 등이 있고, 통일국방안보, 부동산, e스포츠, 동물권 등 정책을 주관하는 위원회도 있다.

민주당은 원래 당 전체가 참여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성했다가 책임성과 민첩성 등이 떨어진다는 이 후보의 비판에 따라 선대위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지금은 6개 본부 체제로 굴러간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를 '매머드에서 개썰매로 바꿨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선대위가 축소되면서 이 후보에 대한 집중도가 커지고, 의사결정은 신속해졌다는 이점이 있으나, 확장성이 약하다는 단점과 선대위에서 자리를 잃은 당 중진들의 역할 부재라는 고민거리가 생겼다.

이 빈 공간을 위원회로 채운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이날 출범한 위원회 외에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맡은 '디지털대전환위원회'와 김병욱 의원의 '자본시장 대전환 위원회' 등도 출범을 준비 중이다.

조동연 전 공동선대위원 논란 이후 중단됐던 외부 인사 영입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선대위가 느슨해지는 것을 단속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중진 정성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치 자만과 방심을 용납했다가 순식간에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상대가 자중지란에 빠져 있으니 대충해도 이기겠지 하는 자만이 코로나처럼 번질 수 있다. 일은 안 하고 자리만 차지한 채 오만 방자한 행태를 보이는 자들도 있다는 보고도 올라 온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