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교류 없던 '철책 월북' 탈북민.."사람 사는 줄도 몰랐다"

구진욱 기자 2022. 1. 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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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도 안하고 말 붙일 겨를도 없었어요. 집에 쓱 들어가고 쓱 나가버리고. 말도 별로 없고 행동도 남들과 달랐죠."

4일 오후 탈북 1년여 만에 동부전선 철책을 다시 넘어 월북한 탈북민 30대 A씨가 살던 서울 노원구 한 공동주택.

A씨는 지난해 7월 통일부 산하 탈북민정착기관인 하나원을 수료한 뒤 서울 노원구에서 거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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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인사도 안하고 말 붙일 겨를도 없었어요. 집에 쓱 들어가고 쓱 나가버리고. 말도 별로 없고 행동도 남들과 달랐죠."

4일 오후 탈북 1년여 만에 동부전선 철책을 다시 넘어 월북한 탈북민 30대 A씨가 살던 서울 노원구 한 공동주택. 같은 층에 사는 김모씨(64)는 <뉴스1>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웃들은 하나같이 A씨와 교류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바로 옆집에 사는 B씨(82)도 "8개월동안 살면서 한 번도 본적이 없다"며 "딸이 집에 놀러와 옆집에서 '못 박는 소리가 난다'고 말해 그제야 사람이 사는 줄 알았다"고 했다.

남들과 다른 생활 패턴의 모습도 보였다고 이웃들은 말했다. 김씨는 "우리(일반적인 사람들)처럼 출퇴근하는 것도 아니었다"며 "새벽에 나가고 밤 늦게 들어오고 이런 식의 생활을 했다"고 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 지원하는 쌀도 집 앞에 10일 이상 놓여져있던 날도 다반사였다"며 "어느날 보면 쌓아둔 물품이 한 번에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찾은 A씨의 집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집 앞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이삿짐도 눈에 띄었다.

자취를 감추기 직전 마지막 모습은 한 이웃에게 목격됐다. 김씨는 "1일 오전 2시쯤 신정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A씨를 봤다"며 "매트리스를 한 손에 들고 나가던데 어디 떠나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했다.

A씨는 지난 1일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넘어 월북했다. 그는 2020년 11월 귀순 당시와 같은 부대의 철책을 넘었다.

A씨는 지난해 7월 통일부 산하 탈북민정착기관인 하나원을 수료한 뒤 서울 노원구에서 거주해왔다.

그는 하나원 퇴소 이후 서울북부하나센터에서 사회 정착 교육을 받았지만 주변에 불만을 토로하고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암시하는 등 사회 부적응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담당했던 노원경찰서는 지난해 6월 두 차례 A씨의 월북 가능성을 서울경찰청 등에 보고했지만 상부에서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강할 것을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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