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꼭 나오고 만다" 소년의 꿈..PS '제로맨'으로 [SC 인터뷰]

이종서 2022. 1. 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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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휘.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어린 시절 맛봤던 인생의 쓴맛. 성공을 다짐했던 소년은 꿈꾸던 무대를 당당하게 밟았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중 권 휘(22·두산 베어스) 이야기에 미소를 지으며 "자신감만큼은 최고"라고 했다.

2020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1군 무대를 밟은 권 휘는 역동적인 투구폼과 강렬한 기합 소리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시속 140㎞대 중반의 공으로 상대와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모습에서 김 감독은 1군 투수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

1군 첫 해 14경기에서 13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한 그는 지난해 24경기에서 20⅓이닝 평균자책점 2.66의 성적을 남겼다.

김 감독의 칭찬에 권 휘도 "감독님께서 '자신감은 세계 1등이다'라고 웃으면서 장난치신다. 자신감도 자신감이지만, 마운드 위에서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내게 좋을 게 단 하나도 없더라"며 "사람이 매번 자신감 넘칠 수는 없다. 또 나는 구위가 엄청난 투수가 아니다. 그래서 더 악과 깡으로 던지려 노력한다"고 했다.

권 휘의 강한 정신력은 실패와 극복을 반복하면서 더욱 단단해졌다.

야구를 시작한 배경부터 남달랐다. 그는 "어릴 때 '날려라 홈런왕'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다. 나도 지원했는데 실기에서 떨어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아버지께서는 야구를 좋아하신다. 떨어지고 나서 '야구부에 보내 달라'고 하면서 시작했다. '나도 꼭 TV에 나오고 만다'는 오기도 있었다"고 웃었다.

질롱코리아 시절 권 휘. 사진제공=권 휘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야구. 그러나 고3 가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대학 진학 후 재도전을 할 수도 있었지만, 권 휘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호주리그에 참가하는 질롱코리아 선수 선발 소식이 들렸다.

선택은 탁월했다. 다만, 15경기 1패 평균자책점 10.58라는 성적이 보여주듯 타자들에게 집중 공략을 당했다.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을 다짐한 시기였다.

그는 "호주에 있는 동안 정말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 시절이 없었다면 프로 선수가 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곳에서 내 수준을 알고 왔다. '나는 선수도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며 귀국했다"고 당시 마음을 떠올렸다.

한국으로 온 그는 돼지껍데기 전문점 아르바이트와 야구를 병행하며 기회를 노렸다. 결국 두산이 그의 손을 잡았다.

"야구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는 더욱 절실하게 운동에 매진했다.

절실함은 '세리머니'로 나왔다. 삼진을 잡거나 위기를 넘기면 권 휘는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그는 "가끔 눈치를 볼 때도 있다"며 "사실 프로에 어렵게 입단해 마운드 위에서 더욱 절실하다. 그만큼 더 집중하게 돼 삼진 잡는 게 정말 행복하더라. 솔직히 점수 차가 크든 작든 그 긴장되는 순간에 '여기서 삼진 잡으면 포효해야지'라고 세리머니를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감정을 표출할 때 희열이 있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형들은 '엄청 웃기다'며 내 투구 폼도 따라하지만, 그래도 너무 행복했다. 팬과 기쁨을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내년부터는 어느 정도 상황을 보면서 세리머니하고 싶다. 일단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할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츠조선DB

권 휘의 '악으로 깡으로' 정신은 포스트시즌에서 빛났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선 그는 4경기에 나와서 3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큰 무대에서 담대했던 피칭이 빛났다.

권 휘는 "팀이 지고 있던 상황에 등판했지만, 던질 수 있게 내 보내 주신 것만으로도 기뻤다. 마운드 위에 올라가서도 긴장보다는 오히려 너무 설레고 행복했다"고 했다. 동시에 "한 가지 아쉬운 건 시즌 막판부터 볼넷이 좀 많았는데, 그게 좀 이어졌던 것 같다. 그래도 무얼 보완해야 할지 알았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권 휘는 마무리 훈련에 참가해 한 시즌을 정리했다. 그는 "형들이 쉬더라도 우리는 운동해야 하는 입장이다. 쉴 때보다 운동할 때 머릿속이 덜 복잡해서 좋았다. 운동하면서 내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올 시즌에는 형들만큼 많이 던진 건 아니지만 투구수를 많이 소화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많이 던질수록 힘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 마무리캠프에서 네트 스로우를 하며 훈련했다. 권명철 김상진 코치님께 좌타자 상대로 던질 슬라이더도 배웠다. 이광우 트레이닝 코치님께서도 내가 한 번 더 뛸 수 있게 도와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권 휘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건 당연하다. 내년에는 더 많은 이닝과 투구 수를 던지며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겠다. 감독님께서도 '체력을 보완해 오라'고 말씀해 주셨다. 새겨 듣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라며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지금 이 시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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