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하나, 같이 가야 하나' 국민의힘 중진재선의원모임, 이준석 사실상 사퇴 압박

유설희 기자 2022. 1. 4. 18: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2022년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 여부를 놓고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은 “이 대표 없이는 20·30대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주장은 과대포장”이라고 주장한다. 이 대표 사퇴에 반대하는 이들은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 대표 도움이 절실하다”고 반박한다. 중진의원과 재선의원들은 4일 각각 모임을 갖고 이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5일 이 대표와 중진의원 간 연석회의를 열고 이 대표의 사퇴 의사 등 입장을 듣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일단 자진 사퇴 의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전면 개편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두고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숙고에 들어간 이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대표 사퇴 여부를 두고 의견 충돌이 이어졌다.

김경진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최근 일련의 언동이라든지 행동으로 인해서 당원뿐만 아니라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민심의 취지를 많이 잃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는 백의종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이 대표가 사퇴할 경우 20·30대의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질문에 “윤 후보의 젊은층 지지율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며 “이 대표 없이는 20·30대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건 과대포장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한 80%는 이 대표가 물러나서 백의종군하는 게 좋겠다고 본다”고 했다.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상납 의혹을 받는 대표가 선거 기간동안 당을 책임진다는 것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 쉬운 것도 사실”이라며 “스스로 직무정지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름다운 정치”라고 남겼다.

반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도) 대승적으로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후보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라며 “과거에 서로 적이었던 사람도 대선 때 손을 잡고 동지가 된 경우도 우리 정치사에 보면 종종 있었다. 예를 들어 김대중, 김종필 DJP 연합이 이뤄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지금 관계가 껄끄러운 건 사실이지만 윤 후보 입장에서 상황을 봐야 한다”며 “윤 후보 입장에서는 이 대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당내 인사는 통화에서 “대표가 사퇴하는 순간 우리 당(국민의힘)은 끝”이라며 “윤 후보에게 표를 얹어줄 사람은 이 대표 뿐인데 윤 후보가 그걸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100%가 다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제가 볼 때는 과반이 안 될 것”이라며 “몇 명 목소리 큰 사람들에게서 사퇴 얘기가 나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중진의원, 재선의원들이 각각 모여 이 대표의 사퇴 여부를 논의했다. 윤 후보와 가까운 정진석 의원(국회부의장)은 중진의원 모임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후보 중심으로 단합해서 당을 쇄신해야 한다는 결론을 재확인했다”며 “이 대표가 보여준 최근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데 중진들이 매우 공감을 표했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의원은 “당 대표의 제1의 업무는 정권교체의 선봉장이 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지금까지 한 발언을 보면 당 분란을 조정하고 해당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중진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이 대표와 만나서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재 의원은 재선의원 모임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분열, 갈등한 건 통렬히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죄드린다”며 “향후 정권교체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해당행위를 하는 발언·행동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제해줄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5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이 대표와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열고 이 대표의 사퇴 의사 등 입장을 직접 듣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중진의원과 재선의원 모임에서 이 대표 책임론이 제기됐다는 취재진 질문에 “결론이 나와서 공식적으로 (사퇴 문제를) 제기하면 제가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대표는 해당행위를 한 것”이라는 권 의원의 발언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중진의원)회의 공식 의견인지, 개인 의견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말을 너무 쉽게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정 의원의 발언에는 “저는 말을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니까 조심 좀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