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국힘 쇄신, 윤석열 후보부터 달라져야

선거는 결국 후보 책임
'초보 정치인' 넘어서야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 겸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떠나면서 선대위 해체 후 개편 방향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대위가 3일 헤쳐모여를 선언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뺀 상임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 6명의 총괄본부장이 모두 사퇴를 선언하면서다. 이에 따라 이런저런 불협화음을 내며 내홍의 진원지였던 매머드 선대위가 김 위원장 중심의 총괄상황본부 체제를 포함해 어떤 형태로든 달라질 참이다. 이는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 추세가 심상치 않자 내놓은 극약처방으로 해석된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도 당직에서 사퇴한 것도 같은 차원의 고육책으로 보인다. 다만 해체 수준의 선대위 개편은 윤 후보와 국힘의 위기 탈출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다. 윤 후보 캠프는 정권교체 여론이 여전히 높은 편인데도 왜 후보 지지도가 이를 밑도는지 돌아봐야 한다. 후보와 선대위의 비전 제시 역량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어서다.

그렇다면 윤 후보부터 확 달라져야 한다. 새해 첫날 구두를 벗고 국민에게 큰절을 했지만, 그렇다고 지지율이 오르겠나. 이준석 대표의 '내부 총질'과 선대위 이탈도 문제지만 결국은 '초보 정치인'인 윤 후보의 자질 부족이 가장 큰 실점요인이다. "가난하면 자유의 필요성을 모른다"거나 "청년 대부분이 중국을 싫어한다"는 등 정제 안된 메시지로 인한 설화가 한두 번이었나. 부산에서 '전두환 평가' 발언으로, 호남에선 "부득이 국민의힘 선택했다"는 말로 오락가락하며 꿩도 매도 다 놓친 꼴이 아닌가.

윤 후보의 새 비전 제시도 중요하다. 정치자산으로 삼는 공정과 상식이 스스로 얻은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편가르기식 '내로남불'에 대한 반사효과라면 말이다. 그저 '반문재명'(문재인+이재명) 구호에만 기댈 게 아니라 핵심 국정에 대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더 큰 법적·도덕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쇄신을 머뭇거려서도 곤란하다. 윤 후보가 부인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 등과 관련해 보다 결연한 자세를 선제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관계도 리셋할 때다. 그간 캠프 내부에서 2030 표를 위해 이 대표와 함께 가야 한다는 견해와 그의 과거 사생활 문제로 '대표 리스크'가 커졌다는 시각이 엇갈렸던 모양이다. 어느 쪽이든 선택은 후보의 몫이지만,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후보와 대표가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상황은 반드시 종식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