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이재명 후보가 참지도자로 거듭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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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국회에 공식 요청했다.
이례적인 1월 추경 외에 이 후보는 신년기자회견에서 '이재명정부'의 청사진을 펼쳤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 아동수당 만18세로 확대, 청년기본소득 지급, 은퇴 이후 소득공백 지원, 농민기본소득 지급,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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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등 고통분담도 말해야
이례적인 1월 추경 외에 이 후보는 신년기자회견에서 '이재명정부'의 청사진을 펼쳤다. 그는 "코로나19, 저성장·양극화, 기후위기, 글로벌 패권 경쟁 등 4대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대도약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종합 국력 세계 5위(G5)를 목표로 국민소득 5만달러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게 이 후보의 포부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 아동수당 만18세로 확대, 청년기본소득 지급, 은퇴 이후 소득공백 지원, 농민기본소득 지급,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 등을 약속했다.
물론 정부가 돈을 써야 할 땐 써야 한다. 자영업자는 코로나 최대 피해층이다. 빚을 내서라도 이들을 돕자는 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하지만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라면 동시에 나라 곳간을 채울 방안도 고민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난달 하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증세는 정권을 유지하는 입장에선 자폭행위"라며 "증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감세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증세 없는 복지가 허구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이치다. 국채 곧 빚에 의존한 선심성 복지는 나라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이 후보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오로지 장밋빛 미래만 제시한 채 고통분담을 호소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G5 위상은 거저 오지 않는다. 모든 영광에는 희생이 따른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1940년 의회 연설에서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은 피와 노고와 눈물과 땀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2000년대 초 하르츠 개혁으로 복지체계와 노동시장을 뜯어고쳤다. 그 덕에 독일 경제는 유럽의 병자에서 유럽의 기관차로 제 위상을 되찾았다. 슈뢰더는 노조와 한배를 탄 사회민주당 출신이다. 그런 사람이 해고를 쉽게 하고 실업수당을 낮추는 개혁을 이끌었다. 처칠과 슈뢰더는 국가지도자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20대 대선은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포퓰리즘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퍼주기에 동참할 기세다. 이래선 곤란하다. 고달픈 자영업자를 외면하고, 복지를 축소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돈을 더 풀되 증세 등 지속가능한 재원 조달방안도 같이 고민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후보가 고통분담을 호소하는 '악역'을 맡아주길 기대한다. 그래야 참국가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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