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그리움, 화폭으로 옮기다
'시가 있는 그림'展
12일까지 갤러리서림
김성옥 시인은 코로나19 시대의 사랑법을 그린 '거리두기'라는 시를 썼다. 시인은 "거리를 두어/ 당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됩니다"라고 서로 간의 거리가 멀어진 시대의 절절한 마음을 표현했는데, 이 시가 그림이 됐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심취해 동화적인 화풍의 작품을 꾸준히 그려온 정일 작가는 시 '거리두기'를 자신만의 화풍으로 재해석했다. 남을 보듬는 사랑법에 관한 시 속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화사한 색감으로 그려낸 것이다.
1987년 첫 전시를 열어 올해 35회를 맞이한 서울 청담동 갤리리서림의 '시(詩)가 있는 그림' 전이 다시 찾아왔다. 그동안 560편이 넘는 시와 120명이 넘는 화가들의 작품들을 펼쳐온 이 전시는 올해 갤러리서림을 운영하는 김성옥 시인이 직접 쓴 시를 그림과 마주 보게 했다. 김 시인은 '그리움의 가속도'(문학세계사), '사람의 가을'(민음사) 등 세 권의 시집을 낸 원로시인이기도 하다. 시가 준 영감을 그림으로 옮겨낸 화가는 12명이다. 광주비엔날레 위원장과 광주시립미술관장 등을 지낸 원로작가 황영성은 '북에서 온 바람'과 '풍경'을 그렸다. 김유준 작가는 성철 스님이 열반한 날 쓴 시 '친견'을 그림으로 옮겼다. 동양적 서정을 바탕으로 한 작품은 죽음과 삶이 같은 공간에 있음을 표현했다.
김병종 작가는 '생명의 노래' 시리즈 일환으로 '그리움의 꽃'을 그렸다. 황주리 작가는 특유의 상상력으로 '멈춘 기차도 아름답다'는 시를 예기치 않게 정지된 기차 안에서 잠시 과거의 아련한 기억을 더듬는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가수 빈지노의 어머니로도 잘 알려진 금동원 작가는 "목마르지 않으면/ 꽃이 피지 않는다"고 쓴 시 '절묘한 궁핍'을 통해 과한 풍족함은 오히려 우리 삶을 해칠 수 있으며 적당한 목마름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시상을 화폭으로 옮겼다. 김재성 작가는 시 '콩나물은 서서 키가 큰다'를 특유의 진주 옷핀으로 시각화했다. 청주미술관 관장인 이상봉 작가는 최근 작고한 가수 이동원의 죽음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시 '노래하는 남자'를 회화로 옮겨냈다. 김 시인은 "시를 보듬는 마음으로 탄생시킨 아름다운 그림들은 새롭게 또 하나의 세상으로 피어나 우리 감성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일까지.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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