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경규' PD "공황장애도 예능으로 승화..이경규 클라스 느껴"[EN:인터뷰]

박수인 2022. 1. 4. 16: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박수인 기자]

권해봄 PD가 '찐경규' 주인공 이경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찐경규'는 TV를 넘어 디지털 시장까지 접수하기 위해 나선 40년 차 예능 대부 이경규와 '전담PD' 모르모트의 티키타카 디지털 예능 도전기. 예능인이자 영화감독, 공황장애, 불면증을 가진 중년 등 이경규의 '찐' 면모를 드러내며 세대불문 큰 사랑을 받았다.

권해봄 PD는 "다른 PD가 센 연기자와 최약체 PD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한 번 해보라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이경규 선배도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PD와 일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PD가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고 얘기하시더라. 시청자 분들에게 오랫동안 비쳐진 연예인이고 디지털 시장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고 국내 OTT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 호흡을 맞추게 된 계기를 밝혔다.

매회 다른 아이템,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이경규 씨와 제가 버디무비 주인공처럼 겨루기도 하고 대결하기도 하는 게 콘셉트였는데 어떤 아이템이 결정되는 것도 낱낱이 공개하면서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며 "(이경규의) 클래스가 남달랐던 것 같다. 새로운 플랫폼이라 하더라도 낯설거나, 어색해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게 아니라 자기식대로 콘텐츠를 맛있게 요리하시더라. 새로 적응해나가는 걸 보면서 많은 얘기가 나오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아이템 선정을 위해 대부분의 회의를 제작진과 같이 했다고. 권해봄 PD는 "제작진이 뼈대를 만들면 이경규씨가 살을 붙이기도 했다. 방송에 대한 사명감이 강한 분인 것 같다. 모든 모습이 드러나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의미가 있다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거리낌이 없다. 공황장애의 경우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드러냄으로써 건강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방송의 목적을 먼저 생각하는 분인 것 같다. 사명감이 앞서는 분이기 때문에 목적이 있거나 웃길 것 같다 느껴지면 우습게 보이더라도 내려놓는 것까지 거리낌없이 내보이는 것 같다"며 이경규의 사명감을 높이 샀다.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하는 '부캐'(부캐릭터) 열풍 사이 '찐경규'는 이경규 그 자체를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권해봄 PD는 "이경규 씨가 본인 스스로 '부캐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난 이경규여야 한다'고 했다. 이경규 자체가 '찐'인 것 같다. 웃음을 주든, 화를 내든, 모든 것에 진심으로 임하는 사람이 인것 같다"며 "떠오르는 모든 것들이 얘깃거리였다. 공황장애도 예능으로 승화시키기도 했고 모든 소재들이 반영되는 것이었는데 이경규씨를 깊숙이 파면서 아이템을 짜기도 했다. (이경규의) 동료들도 많이 도와주셨고 힘을 실어주신 것 같다. (주인공이 한 명이라) 이야기가 부족하거나 어려운 부분도 있었기만 한 명이어서 더 좋았던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YOO)니버스'로 확장시킨 MBC '놀면 뭐하니?'와 비슷한 점이 있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저도 '놀면 뭐하니?'를 참 좋아하고 공교롭게도 아내가 1년 반 동안 '놀면 뭐하니?' PD였다. 유재석씨 부캐가 확장되는 과정과 이경규씨를 깊숙이 파는 과정 등 서로 얘기를 많이 했다. 비슷한 점이 많더라. 유재석씨도 제작진과 친밀하게 회의하고 세계관을 확장시켜가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다만 '놀면 뭐하니?'는 제작진이 새로운 부캐를 부여하는 것이었지 않나. 유재석씨 몰래 부캐를 부여하고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보는 식이었다면 저희는 넓히기 보다 개인의 히스토리와 그의 동료들을 바라보는 식으로 많이 풀었던 것 같다. '놀면 뭐하니?'가 넓다면 저희는 깊다고 생각한다"고 차별점을 짚었다.

약 1년 반 동안 이경규와 함께 하며 느낀 매력과 장점은 무엇이었을까. 권해봄 PD는 "좋은 사람은 늘 웃는 낯으로 대하기 때문에 칭찬을 해도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경규씨는 과묵하시고 화난 얼굴로 있을 때도 많은데 가끔씩 훅 들어올 때가 있다. '넌 성공할거야. (찐경규는) 잘 만든 작품이야' 라든지 훅 들어올 때가 있는데 감동을 주시더라. 조련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원래 무뚝뚝한 사람이 한마디 해주거나 할때 와닿는 게 매력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장점으로는 인사이트적인 면을 많이 배운 것 같다. 인물에 대한 통찰력, 예능인의 핵심은 무엇인지, '지상렬 자체가 프로그램'이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공감이 되면서도 현실력 있는 얘기라 생각했다. 통찰력이 뛰어난 분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프로그램 촬영을 하며 이경규와 가장 많이 만났다는 권해봄 PD는 "어머니와 동갑인 분과 자주 보다보니까 친구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친한 친구라기 보다 불편하고 화 잘내는 친구, 배울 것 많고 인간미 넘치는 친구"라며 "PD가 된 계기가 이경규씨가 나오는 프로그램 '느낌표', '이경규가 간다'를 보면서였다. 직업을 선택한 계기에 이경규씨가 있어서 선배와 함께하는 모든 작업이 행복했다. 행복했던 작업이었다. 처음엔 너무 어색했는데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어려웠던 사람과도 이렇게 가까워지기도 하는구나 싶었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