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느낀 K-방역
2022년 새해가 밝았다. 평상시라면 가족과 모여 떡국을 먹고 인사를 주고받았겠지만, 올해는 영상통화로 새해 인사를 대신했다. 현재 나는 미국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중순, 작년의 절반을 함께한 공공근로가 종료된 후 오래전 계획했던 대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본격적인 직업을 갖기 위해 외국 친구들과 논의하던 창업 아이템을 확인하고 현지 답사를 위해서였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걱정 없이 다녀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코로나19의 기세가 더욱 거세졌다. 예약 취소가 힘들어 고민 끝에 출국을 결정했지만, KF 마스크와 손 소독제, 방역 관련 서류를 챙겨야했고, 미리 3차 접종까지 마쳤다.
한국 입국 시 10일간의 자가격리 의무가 시행된 이후 이용객이 더 줄어들었다지만, 공항의 방역은 여전히 철저하게 지켜졌다. 수시로 진행되는 방역 관련 안내와 공항 내 소독, 수시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직원들까지 대한민국을 지키는 첫 번째 관문인 만큼 안전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항공기 내 승무원 역시 마스크와 장갑, 가드까지 착용한 채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미국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내가 입국한 뉴욕의 JFK공항 곳곳에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된 안내가 계속되고 있었고, 코로나 관련 유의사항이 곳곳에 안내되고 있었다.
숙소로 가기 위해 이동한 기차역에서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안내는 계속됐다. 다만, 우리나라의 주요 기차역에 비치된 체온 측정기와 손 소독제는 찾기 힘들었다. 괜스레 더 긴장했던 입국 첫날이 이렇게 끝났다.
우리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코로나와 관련된 뉴스로 하루를 시작한다. 다만 확진자 숫자나 코로나19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보다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오미크론의 특징에 대해 보다 자세히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은 연방정부의 정책도 영향을 주지만, 주정부의 정책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내가 주로 머무는 뉴욕의 경우 식당을 비롯한 실내 주요시설에 출입할 때 마스크 착용이 필수로 적용되고 방역패스로 불리는 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했다.
미국의 경우 종이로 된 백신 증명서로 접종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식당에서는 종이 증명서와 함께 방문자의 신분증을 함께 확인하고 있었는데, 자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앞선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처음에는 종이 증명서와 여권을 통해 식당에 입장했지만, COOV 앱을 살펴 보다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외 인증(Global Certificate) 기능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도 적용 가능할지 바로 사용해봤다.
영문 이름과 생년월일, 여권번호는 물론 상세한 접종 이력이 표기된 COOV 앱은 종이 증명서를 대체하기에 충분했다. 종이로 증명서를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과 분실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다. 참 해외에서는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작은 것에도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미국에 오기 전 기사에서는 미국이 마스크 착용을 단순히 권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었다. 다만, 의무화가 아닌 실외 마스크 착용의 경우 절반 가량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코로나19에 대한 인식 차이가 느껴지기도 했다.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했던 친구 앤디(Andy)는 공항에서부터 진행된 철저한 방역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어디서나 마스크를 철저하게 착용하는 한국 국민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불편하더라도 N95(한국의 KF94) 수준의 마스크를 대부분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한국의 방역이 우수하다고 느꼈단다.
실제로 미국에서 만난 친구 대부분이 K-방역으로 불리는 한국의 방역 정책에 많은 관심과 긍정적인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어디를 가든 시행되는 발열체크와 쉽게 찾을 수 있는 손 소독제, 확진자 동선 알림 문자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점검은 세계 여느 나라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들이 무엇보다 놀란 것은 뛰어난 국민 의식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이야기한 마스크 착용은 물론, 사적모임 제한에 따라 모임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자신의 권리를 양보하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건 드문 경우라고 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국민적 피로도가 적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알고 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고 또 한국 국민들은 아마 더 어려운 일이 닥쳐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보다 더 자랑스러운 말이 어디 있을까?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대단하다고 느껴진 순간이었다.
미국인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코로나 방역, K-방역은 탄탄하고 체계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것이었다. 우버(Uber) 탑승 때 만난 기사, 숙소에서 만난 유럽 여행객들 모두 생각보다 대한민국을 잘 알고 있었고, 대한민국의 코로나 방역을 높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귀국, 귀국 후 자가격리를 끝마칠 때까지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것이 목표다. 조금은 번거로워도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KF 마스크를 착용하며 수시로 손 소독제를 사용하지만, 현지에서 들은 대한민국의 방역과 국민 이미지, 편리한 전자 증명 시스템은 여행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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