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멸공".. 정용진은 왜 계속 '공산당이 싫어요'라 쓸까
"지나친 확대·과잉 해석에.."
“새해에는 이거 먹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면서 쓴 글이다. 최근 소셜미디어에 연달아 ‘공산당이 싫다’고 쓰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정 부회장이 새해에도 연일 ‘멸공’ 발언을 내놓고 있다. 멸공(滅共)은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이다. 정 부회장의 측근들과 신세계그룹 관계자들은 정 부회장이 최근 논란을 무릅쓰고 이같은 게시물을 계속 올리는 이유가 그의 발언의 의도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을 오히려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별뜻 없이 올린 게시물조차 과잉 해석을 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다는 얘기다.
”빨간색에 즉흥적으로 썼을 뿐인데…”
정 부회장이 ‘공산당이 싫다’고 처음 소셜미디어에 쓴 건 작년 11월 15일이다. 정 부회장이 평소 알고 지낸 피자집을 응원하겠다는 취지로 해당 가게가 당시 기념품으로 내놓은 붉은색 지갑과 피자를 손에 들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당시 현장에서 정 부회장이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농담 삼아 “강렬한 빨강이 중국 공산당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정 부회장은 게시물에 즉흥적으로 ‘뭔가 공산당 같은 느낌인데ㅠㅠ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덧붙였다. ‘#난공산당이싫어요’라는 해시태그도 이같은 상황에서 즉흥적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쓴 글은 이후 각종 친여(親與)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을 빚었다. “친중(親中) 정책을 펴는 현 정권을 겨냥한 글이다”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해 쓴 글 같다”는 해석이 여기저기 쏟아져나왔고, 일부에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도 정 부회장이 이 같은 글을 쓰는 것을 말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총정리, 공산주의가 좋은 사람도 있나?”
정 부회장이 ‘공산당이 싫다’는 발언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때부터다. 정 부회장은 18일엔 추신수 선수로부터 받은 유니폼을 공개하며 ‘#주절주절 난 콩 상당히 싫습니다 #노빠꾸’라고 썼다. 여기서 ‘콩’은 공산당을 일컫는 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등받이에 ‘듀오백(DUOBACK)’이라고 적힌 의자 사진을 올리면서는 ‘Duo를 no로 바꿔야겠다. 콩콩콩콩콩콩 콩콩콩’이라고 했다. 정 부회장은 작년 11월 19일엔 ‘공산당 발언’으로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소비자 사이에서도 반감이 일고 있다고 쓴 뉴스기사를 공유하면서 게재하고는 ‘콩콩 그래도 콩콩콩콩 콩콩콩’이라고 썼다. 같은 달 20일엔 자사 야구단인 SSG랜더스의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올리고는 ‘Freedom is not free. 이것조차도 불편러들이 있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라고도 썼다. 23일엔 ‘#총정리 난 공산주의가 싫다’라고 했다.
정 부회장이 실제로 주위에도 “나는 이미 초·중·고등학교 때 이렇게 배웠다. 그럼 공산주의가 좋은 사람도 있느냐”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 정도의 발언에도) 불편해하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 아니냐”라고 했다는 것. 정 부회장은 작년 11월17일에 “반공 민주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라고 쓰기도 했다.
이번엔 ‘멸공’
정 부회장은 새해 들어선 ‘공산당이 싫다’는 발언을 좀 더 비틀어 ‘멸공’이라고 쓴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지난 1일엔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면서 ‘멸공’이라고 썼고, 이튿날인 2일엔 젓갈 사진을 올리면서 역시 ‘멸공’이라고 썼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72만8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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