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이상 F-35A, 목숨 건 '동체착륙'..지상 피해 우려해 공중 탈출 포기
[경향신문]
랜딩기어 이상에 비상착륙…사고 원인 조사 예정
활주로에 특수거품으로 마찰 최소…조종사 무사
공군 스텔스 전투기 F-35A 1대가 4일 훈련 비행 중 기체 이상으로 비상착륙했다.
공군은 이날 “오늘 오후 12시 51분쯤 F-35A 1대가 훈련 중 항공전자계통 이상으로 랜딩기어(착륙장치)가 내려오지 않아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기지 활주로에 동체착륙 했다”고 밝혔다. 동체 착륙은 비행기의 동체를 직접 땅에 대어 착륙하는 방식이다. ‘배꼽 착륙’으로도 불린다.
전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는 다친 곳 없이 무사하다고 공군 관계자는 전했다. F-35 조종사는 지상 피해를 우려해 공중에서의 비상 탈출을 포기한 후 연료를 모두 버리고 목숨을 건 동체착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전투기는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체착륙은 마찰열에 의한 화재 발생에 대비해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워야 한다. 아울러 기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도록 해야 하는 등 고난도 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조종사 기량이 반드시 뒤따라줘야 한다고 항공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공군은 이날 F-35A 랜딩기어 ‘이상’ 상황이 보고된 뒤 비상착륙이 완료되기까지 초긴장 상태를 유지했다. 공군은 F-35A 전투기의 동체착륙으로 결정되자 서산기지 활주로에 소방차를 동원해 특수거품을 깔아 동체 하단과 활주로의 마찰을 최소화했다. 특수거품과 조종사의 기량 덕분에 기체 손상도 거의 없다고 공군은 전했다. 조종사도 다친 곳 없이 착륙 후 기체에서 내렸다.
공군은 정확한 원인 조사에 나섰다. 이날 기체 이상과 관련해 공군은 미국 개발사 록히드마틴 등과 공동으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공군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모든 F-35A 기종 비행을 중단했다.
군 소식통은 “F-35A 동체 착륙 사례는 미국이 여러 나라에 F-35를 판매한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며 “F-35가 개발되어 판매된 이후 한국에서 동체 착륙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F-35A는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 등 통합항전 시스템을 갖췄다. 최대 속도는 마하 1.6이며, 전투행동반경은 1093㎞에 달한다. 1대당 가격은 1190억 원이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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