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바다' 정우성 "공유X배두나 알게 된 것이 큰 소득"[EN:인터뷰②]

이민지 2022. 1. 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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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12월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대한민국 최초로 달을 소재로 한 SF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고요의 바다'는 기획단계부터 배우 정우성이 제작사로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정우성은 최항용 감독 단편영화 '고요의 바다'에 매료돼 제작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에 이어 두번째 제작이다.

- 한국은 SF의 불모지라고 불린다. '고요한 바다'를 제작하며 벤치마킹 해야겠다고 생각한 작품이 있나 ▲ 나는 없었다. 우리가 봐왔던 달 지면은 69년 아폴로 영상이 레퍼런스 같은 영상이다. 그것에 익숙해있는 우리인데 그걸 어떻게 하면 구현할 수 있을까,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를 더 고민했다.

- 만약 제작자가 아닌 배우로 참여했다면 '고요의 바다' 내에서 맡고 싶었던 역할이 있었는지 ▲ 모든 배우들이 잘 해주셔서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었다. 단편에서 장편영화로 전환을 작업할 때 내가 출연하면서 하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시리즈로 정리되면서 '나는 빠질게' 하면서 한대장이 누가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공유 배우가 흔쾌히 작품 참여 의지를 보여줬다. 현장에서 그 배우가 얼마나 한대장스럽게 다른 배우들과 함께 했는지를 지켜봤기 때문에 내가 그런 생각을 할 여지는 없는 것 같다.

- 제작 과정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 제작 스타일에 영향을 준 제작자가 있는지 궁금하다 ▲ 배우라 그런지, 현장에서 배우들의 고민과 캐릭터 구현을 제3자 입장에서 본 것이 처음이라 그걸 지켜보는 과정이 재밌고 흥미로웠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진 것도 같다. 그 작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배우들이 너무 소중하다. 이 배우들과 또 어떤 작품에서 함께 할 수 있을까,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생긴다. 어떤 제작자처럼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스스로 어떤 제작자처럼 보일까를 입증하는 과정이니 내가 발을 디딘 이상 그건 계속해서 입증해야 할 것 같다.

- 공유 배두나 등 출연진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카메오 출연은 생각하지 않았나? ▲ 사실 대화 나누기가 어려웠다. 내가 배우 선배고 제작자이기 때문에 의견 교환이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마디를 해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초반에는 현장에서 말한마디 섞기도 조심스러웠다. 어떤 단어로 다가가야 하지, 어떻게 옆에 있고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가 조심스러웠다. 함께 현장에서 있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각자가 맡은 포지션을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친숙해지면서 관점을 이야기 할 때 가벼워지고, 그런 시간으로 발전했다. 카메오 출연 이야기가 잠깐 나오긴 했는데 내가 '얘기도 하지 마라. 시선을 분산 시키면 안된다' 했다. 마지막에 소심하게 목소리 출연만 했다.

- 배두나, 공유의 활약을 보며 감탄했던 순간이 있다면? ▲ 두나씨는 송지안이라는 사람의 감정,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을 현장에서 유지했다. 저 감정을 계속해서 유지하는게 굉장히 큰 에너지, 스트레스가 많을텐데 했는데 그 감정의 무게를 더는 신에서는 언제 그랬냐는듯 무게를 덜어내고 새롭게 출발하려고 하더라. 그런 모습을 보고 자기의 무게추를 들었다놨다 잘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유 배우는 한윤재가 '고요의 바다'에서 지안보다 돋보이고자 하는 요구가 있을 법 한데 그런게 없었다. '나는 지안 반발짝 뒤에서 있어야 해'라는 마인드로 있더라. 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배우들과 교류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하고 분위기를 만들고 현장을 감싸는 공기를 늘 조절했다. 두 사람을 알게 돼 큰 소득이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 배우와 스태프들을 위해서 마트를 현장에 갖다 놓았다고 들었다 ▲ 부식 테이블은 나에게 당연한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부식들을 준비해줌으로서 다들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현장이 된다는건 감사한 일이다. 각자 프로로 계약하고 일을 하는거지만 아직 나는 우리가 함께 하는거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잖아, 우리 팀이잖아'라는 결속력이 중요한 것 같다. 일터는 즐거워야 한다. 누군가는 즐거운데 누군가는 괴로우면 온전한 일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직군에 따라 각자가 책임지고 있는건 다르지만 그걸 떠나 내가 참여하는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김선영의 연극 공연을 보고 더 많은 관객이 봤으면 좋겠다고 큰 돈을 쾌척한 에피소드가 화제다 ▲ 부끄럽다(웃음) 김선영 배우가 내 앞에서 그걸 이야기 해서 부끄러운데. 연극계가 어렵다고 말씀들 많이 하신다. 코로나19 전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더 어려워졌다. 어렵다고 이야기 하는데 작은 연극이라도 세상에 조금 더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스폰서십이 많이 일어나면 일어날수록 우리 문화가 더 찬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 건 단순하다. 너무나도 가슴 저미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젊은 배우들이 열약한 극장에서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했다. 그 값어치가 커보이더라. 그 배우들이 따뜻한 물도 안 나오는 열약한 극장에서 그걸 하고 있었다. 따뜻한 물이 나오고 관객들이 편하게 앉아서 볼 수 있는 곳에서 하면 배우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수익을 떠나서 그런 생각했다.

- '고요의 바다' 촬영 현장에 매일 방문했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있다면? ▲ 세트촬영이 많을 때는 거기에 상주했다. 달 지면은 수없이 많은 스태프들이 밟고 지나다니고 그러다 보면 작업 순서를 누군가 정해주지 않으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더라. 그래서 경험이 있고, 빨리 동선을 잡을 수 있는, 현장에서의 즉각적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 많았다. 내가 그런 경험이 있으니 현장에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 호평과 혹평 사이 다양한 평가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반응은? ▲ 둘 다 기억에 남는다. 재밌게 봤다는 말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재밌게 봤다'라는게 어떻게 보면 추상적이다. 어떻게, 무엇을 재밌게 봤다는거지? 근데 그렇게 쉽게 묻고 싶지는 않더라. 어떤 한 사람의 상상력 안에서 제시된 스토리와 화면이 있는데 그걸 보고 각자가 새롭게 매칭해나가면서 재미를 추구해나가는거니까. 또 '도전을 응원한다'는 말이 좋았다. 작품의 재미있음과 없음을 떠나, 내가 굳이 '이 의미를 알아주세요'라고 말할 필요도 없다. 그 의미는 작품을 바라보시는 분들께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런걸 이야기 해주실 때 좋았다.

- 시즌2가 너무 궁금한 결말로 끝났는데, 시즌 2가 만들어진다면 또 제작하실 의향이 있나? ▲ 직후에는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날 지배했다. 지금은 '만약 요청이 온다면 더 잘 해내야지. 잘 해내기 위해 어떤 요소를 충족시킬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

(인터뷰③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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