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바다' 제작자 정우성 "공개 후 이틀간 제정신 아니었다"[EN:인터뷰①]

이민지 2022. 1. 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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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12월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대한민국 최초로 달을 소재로 한 SF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고요의 바다'는 기획단계부터 배우 정우성이 제작사로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정우성은 최항용 감독 단편영화 '고요의 바다'에 매료돼 제작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에 이어 두번째 제작이다.

- '고요의 바다'의 어떤 점에 끌려서 제작하게 됐나 ▲ 단편을 봤을 때 인류가 물을 찾아 달로 간다는 역설적인 설정이 매력적이었다. 지구를 떠난 인간은 우주선, 우주복 안에서 안전을 보장 받는데 제한된 공간 안에서의 스릴을 구현하는 소재라 한국적 SF가 구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두 번째 제작을 한 소감은? ▲ 역시 제작은 어렵다(웃음) 어찌보면 첫번째는 인간 관계 안에서, 사랑이라는 관념과 상상, 그 안에서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어서 크게 어렵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다. 돌이켜보면 첫번째 영화가 출연과 함께 했기 때문에 제작자로서의 제3자적 시점을 놓친 기억이 있다. '고요의 바다'는 앵글 안에 담겨있는 배우로서의 참여가 아닌 제작자로서의 참여였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할 수 있는 순발력, 여지가 더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제작은 여전히 어렵다.

- '고요의 바다'를 장편화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 아무래도 단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과 상업 안에서 바라보고 요구하는 이해가 다르다. 그런 걸 어떻게 채워나갈까 했다. 단편은 커다란 설정이 있는데 그 설정 안에 있는 인물들의 서사와 관계성을 메꿔나가는게 주된 작업이었다.

- 작품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3위까지 올라갔다. 배우로서 작품을 평가받을 때와 제작자로서 작품을 평가받을 때 느낌이 다를 것 같다 ▲ 24일부터 25일까지 제정신이 아닌 마음으로 보냈던 것 같다. 내가 배우로 출연했을 때는 캐릭터 구현을 얼마만큼 스스로 해냈느냐라는 하나의 목적 달성 고민만 있으면 되는데 전체적인 완성도나 많은 것들에 대한 반응을 지켜봐야 했다. 아무래도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보니, '오징어게임'으로 전세계 많은 분들이 한국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런 시선 속에 평가 받는게 크게 부담스러운 일이었던 건 분명했다. 아직도 들려오는 평가를 냉정하게 들어보려고 하고 있고 내 스스로 제작자로서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스스로 계속 반성하고 있다.

- 작품이 공개된 이후 다양한 반응과 평가가 나왔다. 어떻게 받아들였나 ▲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세계관도 독특하고, 달 기지를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평가의 기준점이 될거라는 생각하긴 했다. 호불호가 강할거라 예상했지만 그런 것을 냉정하게 받아들였다. 예상했던 문제점이 돌출되는 것에 있어서 '당연한 반응이야'라고 받아들이면서 한편으로 '왜 안 좋게 보실까' 부족함에 대해 냉정하게 보는 시간의 연속이다.

- 단편에서 느꼈던 반짝반짝함에 시리즈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처음 느꼈던 그 반짝반짝함이 시리즈에도 잘 담았다고 생각하는지, 또 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결정한 이유는? ▲ 처음 시도하는 한국형 SF고 스릴러와 미스터리이다. 당시 한국 영화 분위기는 도전하고 싶은데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이 동반되지 않았다. 영화를 하기 위해 투자, 배급사와 이야기 했는데 점점 더 안전한 코드를 집어넣는 작업의 연속이더라.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생명이고 매력인데 그게 훼손되면 이 작품 세계관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그래서 시선을 돌리고 있었는데 마침 넷플릭스와 함께 하게 됐다. 이후 또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에피소드를 8개로 늘리는 작업도 도전이었다. 이 도전 속에서 원작이 가지고 있는 가공되지 않은 보석을 가지고 가는 작업도 동반됐다. 아무래도 단편은 짧은 시간 안에 하나의 특징을 극대화 시키는 작업이고 장편으로 되면 원래 가지고 있는 하나의 장점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서포트 해주는 작업이 됐어야 한다. 같이 부각되는 새로운 비주얼의 구현, 새로운 생각들이 결부되면서 하나의 절대적으로 반짝해야 했던 것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도 단편에서 발전시켜 제작했다. 제작사로서 작품을 선택하는 노하우나 기준이 있다면? ▲ 노하우나 기준이랄건 아직 없다. 이제 두번째 작품이다. 다만 '나를 잊지 말아요' 때는 영화 후배가 그런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 위한 고군분투에 선배로서 같이 참여한거다. 기회로 작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고요의 바다'는 그것보다 한발짝 나아가서 세상에 내놓아서 평가 받을 수 있는 절대적 요소가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상업적으로 접목시켜 내놓을까 하는 고민으로 작품을 대했다. 아마 '고요의 바다' 때는 최항용 감독이 가혹한 상황까지 몰리면서 연출자로서의 책임, 의도,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한 시간이었다.

(인터뷰②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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