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벼랑 끝 尹, 소통하고 일하는 선대위로 국민 공감 얻어야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정치적 벼랑 끝에서 우왕좌왕하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3일 밤 “오롯이 후보인 제 탓이고 제가 부족한 것”이라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진정성이 담겨 있고, 그런 기조로 선거운동에 임한다면 최근 분란은 결과적으로 ‘약’이 될 수도 있다. 갈수록 윤 후보의 정치적 소통력이 떨어지고, 검찰총장 같은 행태가 앞선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달 전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울산 회동’처럼 빈말에 그친다면 재기가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앞서가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바짝 쫓아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한 핑계는 백 가지도 넘게 댈 수 있을 것이다. 이준석·김종인 등 남 탓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윤 후보 본인이다. 윤 후보는 지지율이 앞서 나가자 지나친 자신감을 보였다. 정책을 덜 챙겼고, 우군으로 끌어와야 할 인물들과의 만남이나 통화도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여당 실패를 보고도 매머드 선대위를 꾸렸다. 당내는 물론 국민과의 소통도 한심한 수준이 됐다. 말도 품격을 잃었다.

선대위와 당의 고위 인사들이 사실상 총사퇴한 만큼 효율적이고 일하는 선대위 구성이 첫 단추다. 국민 공감을 얻으면 상승의 신호탄이 되겠지만, 정반대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후보와 선대위, 선대위와 당, 선대위와 국민 간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조직이 단출할수록 효과적이다. 그러면 현안에 속도감 있게 대응할 수 있고 조직원들의 할 일과 책임도 명확해진다. 후보 비서실장을 자처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처럼 직책에 상관 없이 헌신한다는 생각도 중요하다. 윤 후보는 정치 초보자이다. ‘이재명의 민주당’과 반대로 ‘국민의힘의 윤석열’이 돼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캠페인에 관한 한, 현실적으로 ‘김종인 감독, 윤석열 주연, 이준석 조연’이 불가피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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