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난파위기의 국힘..후보도, 당도 모두 오만했던 결과

2022. 1. 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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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사실상 좌초됐다.

윤 후보는 전날에 이어 4일에도 공식 일정을 중단했고, 선대위 지도부는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위기는 모두가 오만했기 때문이다.

선대위가 가동됐지만 윤 후보는 '윤핵관'으로 불리는 일부 측근에 의존하며 안이하게 선거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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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사실상 좌초됐다. 윤 후보는 전날에 이어 4일에도 공식 일정을 중단했고, 선대위 지도부는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대선을 불과 두 달여 남겨두고 제1야당 선대위가 와해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더욱이 후보와 당 대표 간 갈등 등 내부의 극한 마찰이 그 이유로 꼽히고 있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위기는 모두가 오만했기 때문이다. 우선 윤 후보가 그렇다. 그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할 수 있었던 것은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 열망의 산물이다. 검찰총장 시절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투사적 이미지가 그 원동력인 셈이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이후 윤 후보는 지도자로서의 역량과 정치력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높은 지지율에 취해 마치 대권을 거머쥔 듯 행동했고, 국민의힘 도움 없이도 선거를 이길 수 있다는 자만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대위가 제대로 굴러갈 리 만무했다. 선대위가 가동됐지만 윤 후보는 ‘윤핵관’으로 불리는 일부 측근에 의존하며 안이하게 선거전을 이어갔다. 그 윤핵관들도 윤 후보만 믿고 호가호위하기 일쑤였고, 선대위 조직 곳곳에서 불통과 불협화음이 계속됐다. 급기야 조수진 최고위원은 “후보 말만 듣겠다”며 이준석 당 대표에게 대놓고 항명하기에 이르렀다. 아무리 정권교체의 열망이 높다지만 염불보다 잿밥 다툼만 하는 조직을 국민이 곱게 바라볼 리 없다. 여기에 아내의 학력 조작 문제와 본인의 잇따른 실언이 겹치면서 지지율은 걷잡을 수 없이 곤두박질쳤고, 결국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선거전을 주도해야 할 당 대표는 외곽을 떠돌았고, 심지어 일부 세력은 ‘후보교체’를 운운하며 윤 후보를 흔들어대기도 했다.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는 제쳐두고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에만 분주했던 것이다. 국민의힘이 그나마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온 것은 그들이 잘해서가 아니다. 현 정부의 실정과 여당의 실책에 의한 반사이익이란 사실을 까맣게 망각한 것이다. 그 결과가 선대위 와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윤 후보는 선대위 체제의 대대적 개편을 받아들일 모양이다. 문제는 선대위가 아니라 윤 후보 자신이다. 지금의 내분 책임은 전적으로 윤 후보에게 있다. 오만은 반드시 민심의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이제 그도 잘 알 것이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초래한 근본 원인이 자신의 오만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거듭 인식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남은 두 달을 뛰어야 할 것이다. 아직 시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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