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증축 고시원, 7월부터 전용면적 최소 7㎡와 창문 의무화

이성희 기자 2022. 1. 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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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 대학생이 사는 서울의 한 고시원 방은 1.2평 규모로 책장과 책상, 침대만 놓여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올해 7월부터 서울 전역에서 새로 짓거나 증축하는 고시원은 개별 방 전용면적을 7㎡ 이상으로 해야 된다. 방마다 일정 크기 이상의 창문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건축 조례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공포했다고 4일 밝혔다.

고시원은 이른바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 중 하나로 불릴 만큼 한국사회에서 열악한 거주환경을 대표하는 주거공간으로 개선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이번 개정안은 고시원 거주자의 인간다운 삶과 안전한 거주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 실 면적 기준과 창문 의무설치 규정을 마련한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서울시의 개정안을 보면 개별 방 면적은 전용면적 7㎡ 이상이어야 한다. 화장실을 포함한 경우에는 전용면적이 9㎡ 이상 돼야 한다. 방마다 창문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창문 크기는 화재 등 유사시에 탈출이 가능하도록 유효 폭 0.5m, 유효 높이 1m 이상 크기로 실외와 접해야 한다.

건축법상 고시원은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돼 있어 최소 주거면적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었다. 한국도시연구소가 2020년 4월 조사한 ‘서울시 고시원 거처상태 및 거주 가구 실태조사’를 보면, 서울시내 고시원의 평균 주거면적은 7.2㎡로 절반 이상(53%)이 7㎡ 미만이었다. 화재 시 대피가 가능한 창문이 설치된 곳은 47.6%로 절반에 못 미쳤다. 2020년 기준 서울에는 5807개 고시원이 있으며, 15만5379가구가 고시원에 거주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조사에서 고시원 거주자들은 생활환경 불편 요소와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로 모두 ‘비좁음’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이 ‘채광 부족’과 ‘환기 부족’ 등이었다. 응답자들은 공공이 고시원 기준을 설정할 때 필요한 요소로도 ‘방의 최소면적’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서울시가 고시원의 최소 실 면적 기준과 창문 의무설치 규정을 신설해 개정한 ‘서울특별시 건축 조례’에서 밝힌고시원 실별 유형. |서울시 제공


이번 조례는 건축주 등 관계자가 준비 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개정안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신축뿐 아니라 증축이나 수선, 용도변경 등 모든 건축행위 허가 신청에 적용된다.

이같은 조례 개정은 2018년 7명이 사망한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를 계기로 마련됐다. 서울시는 이 화재 이후 고시원의 최소 주거기준 마련을 위한 법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고, 국토부가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6월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함에 따라 조례 개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개정된 건축법 시행령은 다중생활시설의 세부 건축기준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위임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좁고 유사시 탈출할 창이 없는 고시원에서 화재 등이 발생하는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이번에 최소한의 공간 기준을 마련으로 고시원 거주자들의 거주 환경을 개선하고 화재 등으로부터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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