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658] '웃돈 내기 국민운동'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2022. 1.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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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택배 서비스를 참 많이 애용했다. 짐을 문 앞에 놓고 간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직접 수령할 때에는 지갑에 있는 천원짜리들을 손에 쥐여 보냈다. 이 어려운 시기에도 나는 매달 꼬박꼬박 봉급을 받는 행복한 월급쟁이다. 그래서 내 행복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다.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방역 강화와 손실 보상이라는 두 추를 양손에 들고 저울질해보지만 뾰족한 균형점을 찾지 못해 답답하다. 시간이나 인원을 제한하면 영업 소득이 감소할 게 뻔하지만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마냥 풀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설령 이용자 수가 줄더라도 이용자가 지불하는 돈의 액수가 늘면 방역과 장사 두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른바 ‘팁(tip)’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부과된 서비스 대금에 일정 비율의 팁을 추가할 수 있는 앱이 개발되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우리도 카드 결제를 할 때 대금의 50%, 25%, 10%를 추가로 지불할 수 있는 앱을 도입하면 어떨까? 코로나19로 뜻밖의 특수를 누렸거나 마음이 특별히 넉넉한 분은 100% 혹은 그 이상도 적어 넣을 수 있게 하자. 그리고 이렇게 추가로 지불한 비용은 연말정산 때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도 강구해보자. 2022년 새해 ‘웃돈 내기 국민운동’을 제안한다. 횟수는 줄어도 액수가 늘면 소상공인의 마음도 그만큼 따뜻해진다.

우리는 일찍이 1998년 외환 위기 시절 ‘금 모으기 국민운동’을 벌여 고통을 분담해본 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 국민 4가구 중 1가구가 참여해 금을 가구당 65g 기탁한 결과, 당시 시세로 18억달러에 상당하는 금 225톤을 모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정부의 손실 보상이 흡족하기는 애당초 불가능하다. ‘위대한 시민 정신’은 그 어떤 백신보다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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