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기업분할제도 손볼 때 됐다

이종우 경제평론가 2022. 1. 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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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가 만들어지면 허점을 뚫으려는 사람이 꼭 나온다.

물적분할이 갑자기 문제가 된 것은 제도를 이용하는 회사가 늘고 분할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분할회사의 절반 이상이 100% 자회사로 남아 모회사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영향을 주는 물적분할은 10곳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 우리도 기업분할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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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경제 평론가

제도가 만들어지면 허점을 뚫으려는 사람이 꼭 나온다. 주식시장의 우선주가 그랬다. 현재 존재하는 우선주는 대부분 1988년 이후 몇 년 동안 상장된 것들이다. 주식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인에게 기업 지배권이 넘어가는 걸 막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는데 의결권을 주지 않는 대신 약간의 배당을 더 주는 것을 내용으로 했다.

우선주는 대주주들에게 금맥이었다. 지분 걱정 없이 필요한 자금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지자 문제가 발생했다. 그동안 엄청나게 늘어난 우선주가 주가를 압박했고 외국인들이 의결권 없는 주식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우선주 가격이 폭락했다. 우선주는 대주주에게는 최고의 선물, 소액투자자들에게는 최악의 존재로 남았다.

또하나 제도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에는 기업분할이다. 기업분할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인적분할로 회사를 둘로 쪼갤 때 기존 주주에게 두 회사 주식 모두를 나눠주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물적분할이다. 분할된 자회사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나눠주지 않고 회사가 100% 보유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물적분할이다. 성장성 높은 부문이 떨어져나가면 원래 회사의 가치는 그만큼 줄어든다. 성장성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분할한 회사 주식 전체를 모회사가 가지고 있다면 문제 될 게 없다. 자회사의 영업결과가 모두 모회사의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회사가 상장하는 경우다. 주식시장에서 자회사 지분가치를 영업가치보다 낮게 평가하기 때문에 모회사 주가가 떨어진다. 지난 1년간 물적분할 얘기만 나와도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한 것을 보면 시장은 물적분할로 기업가치가 그 정도 떨어진다고 보는 것 같다.

소액주주가 주가하락으로 고통받는 동안 회사는 성장성 높은 부문으로 이뤄진 자회사 주식을 팔아 손쉽게 자금을 확보했다. 물적분할은 외환위기 직후 부실한 사업부문을 떼어내 회사를 건강하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는데 중간에 성격이 바뀌어 지금은 유망부문을 떼어내 기업이 손쉽게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바뀐 것이다.

물적분할이 갑자기 문제가 된 것은 제도를 이용하는 회사가 늘고 분할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2015~17년까지만 해도 물적분할을 하는 회사가 한 해 25곳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분할회사의 절반 이상이 100% 자회사로 남아 모회사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영향을 주는 물적분할은 10곳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게 2019년 39곳이 되더니 지난해에는 57곳으로 늘었다. 지난해에ㅐ도 기업분할을 시행한 50개사 중 47곳이나 물적분할을 했다.

외국에서는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분할은 상상도 못 한다. 잘못하면 엄청난 배상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업을 나눌 때 여러 방법을 동원해 기존 주주에게 보상해준다. 이제 우리도 기업분할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 한쪽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다른 쪽은 일방적으로 이득을 본다고 인식되면 그 제도는 유지되기 힘들다. 주식시장은 공매도보다 물적분할을 더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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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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