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암탉의 시간
2022. 1. 3. 2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모든 어미는 목숨을 바쳐 제 새끼들을 보호합니다.
짧은 계관을 곧추세워 병아리들을 몰고 갑니다.
위기의 순간이 지나가면 어미는 병아리들에게 먹이를 그득하게 먹입니다.
그때야말로 어미에게는 가장 황홀한 순간입니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은주
날갯죽지 양쪽에 불끈불끈 힘주고
짧다란 계관을 곧추 세운 어미닭
마당이 왕궁 뜰인 듯 새끼들을 끌고 간다
구름 사이 솔개 발톱 퍼레지는 날이면
온 동네 설레발에 개들도 컹컹 짖고
앙칼진 어미 서슬에 꼬리를 슬슬 내린다
먹이 쪼아 숟가락에 그득히 떠먹이며
가슴에 어르는 황홀한 암탉의 시간
마당은 더할 나위 없이 노랗게 물들었다
짧다란 계관을 곧추 세운 어미닭
마당이 왕궁 뜰인 듯 새끼들을 끌고 간다
구름 사이 솔개 발톱 퍼레지는 날이면
온 동네 설레발에 개들도 컹컹 짖고
앙칼진 어미 서슬에 꼬리를 슬슬 내린다
먹이 쪼아 숟가락에 그득히 떠먹이며
가슴에 어르는 황홀한 암탉의 시간
마당은 더할 나위 없이 노랗게 물들었다
모든 어미는 목숨을 바쳐 제 새끼들을 보호합니다.
솔개가 발톱을 세워 하늘을 빙빙 돌면 암탉은
날갯죽지 양쪽에 불끈불끈 힘주고
짧은 계관을 곧추세워 병아리들을 몰고 갑니다.
그 순간만은 개든 사람이든 그 누구도 암탉에게 범접하지 못합니다.
위기의 순간이 지나가면 어미는 병아리들에게 먹이를 그득하게 먹입니다.
그때야말로 어미에게는 가장 황홀한 순간입니다.
임인년입니다.
위기의 순간 2년을 무사히 넘긴 우리 민족입니다.
새해에 더 큰 위기의 순간이 오더라도 암탉이 병아리들을 품듯이
우리도 이념이나 의견이 다른 모든 사람을 가슴에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황홀한 암탉의 시간처럼 말이지요.
박미산 시인, 그림=림지언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제자와 외도한 아내 ‘사망’…남편 “변명 한마디 없이 떠나”
- 백혈병 아내 떠나보내고 유서 남긴 30대...새내기 경찰이 극적 구조
- "北남녀 고교생, 목욕탕서 집단 성관계" 마약까지...북한 주민들 충격
- “배현진과 약혼한 사이" SNS에 올린 남성, 재판서 혐의 인정
- “영웅아, 꼭 지금 공연해야겠니…호중이 위약금 보태라”
- 미성년 남학생과 술 마시고 성관계한 여교사 되레 ‘무고’
- 술 취해 발가벗고 잠든 여친 동영상 촬영한 군인 [사건수첩]
- “내 친구랑도 했길래” 성폭행 무고한 20대女, ‘녹음파일’ 증거로 덜미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