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폭탄발언' 종일 긴박했던 野..사퇴·사퇴·사퇴에 尹 "제 탓"

김민성 기자 2022. 1. 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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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오전 7시 본부장단 회의에서 선대위 개편 의사 전해..일부 반발
예상 깬 공개석상 발언 직후 尹 일정 전면 취소..신지예·김기현·김한길 등 연쇄 사퇴, 선대위·당직자 일괄 사퇴까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총괄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당사를 나서고 있다. 2022.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새해 첫 업무 시작일인 3일 사실상의 '선대위 해체'라는 폭탄이 떨어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쇄신' 목소리와 '사퇴'가 이어지며 하루종일 긴박감이 흘렀다.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선대위 내홍도 전혀 정리되지 않으면서 당 안팎의 위기감이 휩싸인 채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새해 첫 중앙선대위 회의가 시작됐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첫 마이크를 잡았던 모두발언에선 선대위 개편 관련 언급은 없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일각에서 제기되던 '쇄신론'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없이 지나가는 듯 했던 이날 회의는 공개 회의 마지막 무렵 급변했다.

비공개 회의로 전환하기 직전 김 위원장은 "선대위의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선대위 전면해체에 해당하는 '폭탄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선대위 6본부장을 포함한 개편을 거론하며 "국민 여론이 너무나도 우리 선대위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 정서에 맞게 선대위를 개편해야지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전격적인 선언에 대해서는 선대위 일부 인사 외에는 전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언급은 선대위 회의 전 오전 7시 총괄본부장단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각 본부장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다만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이 선대위 개편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고 일부 본부장의 반발로 인해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본부장단 등 선대위 지도부는 김 위원장이 윤 후보와도 조율을 거쳐 선대위 개편을 추진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김 위원장이 예상을 깨고 공개석상에서 선대위 전면 개편을 공식화한 것이다.

선대위 내부의 당혹감은 윤 후보에게도 그대로 나타났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 개장식 행사에 참석하던 도중 이를 전해듣고 이날 남은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당사로 급하게 복귀했다.

당내 당혹감에도 불구하고 한번 당겨진 '선대위 쇄신'의 바람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오전 11시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불편한 관계였던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국민의힘 '사퇴' 바람이 시작됐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원내 직책과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강수를 뒀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에서 당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오후에는 신지예 부위원장 영입에 앞장섰던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마저 사의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는 윤 후보와의 대화 내용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그동안 선거 운동 과정을 겪어 보면서 도저히 이렇게는 갈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 총괄 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역할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서 우리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고 했다.

그간 실언 등으로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윤 후보를 공개적으로 질책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의 이날 행보와 발언은 표면상으론 윤 후보의 동의 아래 전권을 받으며 진행된 것으로 이해됐지만 이날 오후 상황이 또 바뀌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쯤 당사를 나서며 "(선대위 개편을) 사전에 내가 의논을 안 했으니까 (후보는) 몰랐다"면서 "후보로서는 갑작스럽게 자기 그런 얘기가 들었으므로 조금은 심정적으로 괴로운 것 같은데 아마 오늘 저녁이 지나고 나면 정상적으로 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선대위 개편 카드가 윤 후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나온 게 아닌 것을 밝히면서도, 선대위 전면 개편의 칼자루가 본인이게 있다는 점을 자신하는 발언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오후 5시 10분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기자단 메시지를 통해 "쇄신을 위해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새시대준비위원장까지 모두가 후보에게 일괄해 사의를 표명했음을 공지한다"고 밝혔다.

선대위 개편의 주체였던 김 위원장도 사퇴 대상에 포함되는 것과 동시에 윤 후보에게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대상에 포함됐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적이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김 위원장의 사의 표명 여부를 두고 다시 혼돈에 휩싸였고 혼선 끝에 김 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정리됐다.

결국 김 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지도부 전원이 사퇴하고, 모든 의워들이 당직에서 일괄 사퇴하는 것으로 모아진 이날의 쇄신 대책은 이날 밤 9시를 넘어 하루 종일 당사에 머물렀던 윤 후보가 기자들 앞에 등장하면서 일단락됐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공개회의에서 '선대위 전면 개편'을 언급한 지 약 12시간만이었다.

윤 후보는 "선거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것은 오롯이 후보인 제 탓이고 제가 부족한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국민께 제가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대위에 쇄신과 변화를 주고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해서 선거운동을 하겠다"며 "신중하게 여러 분들의 의견을 모아서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오전 한국거래소 개장식 일정 참석을 끝으로 이후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오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 지도부는 윤 후보에게 일관 사퇴의사를 밝혔다. 2022.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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