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감염자 첫 사망..정부 "방역전략 개편"

허남설·민서영 기자 2022. 1. 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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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광주 요양병원 입원했던 90대 환자
코로나 해외 유입 70%가 오미크론
진단검사, 위중증 효율적 찾기 초점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국내 급속 확산 중인 상황에서 오미크론 감염자 중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조만간 국내 코로나19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는 방역전략을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루 확진자가 1만명 넘게 나올 가능성에 대비, 진단검사 방식 및 재택치료자 관리 방안을 효율화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다.

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3129명 중 오미크론 감염 사례는 111명(국내 감염 10명·해외 유입 101명)이다. 해외 유입 감염자가 100명 이상 세 자릿수를 나타낸 것은 지난달 1일 국내에서 오미크론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두 번째다. 국내 발생 사례 중에선 델타 변이가 96%로 아직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해외 유입 감염자의 경우 70%가 오미크론으로 확인됐다. 오미크론 검출률은 지난해 12월 첫주 0.3%에서 마지막주 8.8%까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오미크론 감염자 중 첫 사망 사례도 나왔다. 광주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90대가 지난달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27일 사망했다. 이 확진자는 사망 후인 30일 오미크론 감염 판정을 받았다. 같은 요양병원에 입원한 다른 90대도 지난달 25일 확진된 후 29일 사망했는데, 방역당국은 이 확진자 역시 오미크론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분석 중이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이 한 달 남짓 내에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방역체계 개편에 착수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전략 변화에 대해 “현재 기초적인 논의를 하는 단계”라며 “오미크론 전파력의 강도, 위중증·치명률의 영향, 예방접종 효과 등을 더 분석하고 논의하면서 전문가 자문 등을 구해 어떤 전략을 병행할지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백신을 통해 우리가 코로나를 거의 따라잡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오미크론이 속도를 내면서 저 멀리 달아나고 있는 형국”이라며 “다시 격차를 좁혀 따라잡으려면 기존 방역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더 빠르고 강해진 방역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역당국은 기존의 관행과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상황에 맞는 방역전략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일단 진단검사 쪽에서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 숫자가 엄청 늘고 전파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진단 부분에 있어서도 검사 주체, 속도 등을 고려해 검사 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진 접촉자를 최대한 많이 찾아내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게 기본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폭증하는 확진자 속에서 위중증 환자를 효율적으로 찾아내 보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이 우세화된다고 하면 감염 예방에 대한 기본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며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들을 먼저 찾아내는 것이 진단과 역학조사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외에도 항원검사 등 다른 보조적 수단을 확대 병행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보조 수단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현재 제한된 검사 자원을 갖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전략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 같은 방역전략의 변화가 ‘오미크론이 델타 등 다른 변이보다 덜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연결되는 상황은 경계하고 있다. 손 반장은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며 “위중증률이 50%로 낮아진다고 해도 감염 규모가 2배가 되면 실제 피해는 똑같다. 현재로선 피해가 낮다고 평가할 수 있는 요인이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허남설·민서영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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