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꽃수저' 물고 태어나 '꽃길' 걷죠

플로리스트 '이삭'
플로리스트 부모님 밑에서 7년차 플로리스트로
뛰어난 실력으로 틱톡 팔로워 80만명 돌파 화제

싱그러운 초록빛을 띠는 식물과 형형색색 꽃으로 가득한 공간. 감미로우면서도 리드미컬한 음악이 흐르는 그곳에서 한 남자가 노련한 손놀림으로 꽃을 다듬고, 꽂고, 장식해낸다. '남자가 무슨 꽃이야'하는 생각이 무색하게, 순식간에 눈앞에 풍성하게 꾸며진 아름다운 꽃다발이 나타난다. 향긋한 꽃 내음이 코끝에 느껴지는 듯하다.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힐링 된다.

"꽃과 항상 연애 중"이라고 말하는 이 남자는 바로, 7년 차 플로리스트 '이삭'(본명 김준연)이다. 그는 현재 틱톡 팔로워 81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16만 명을 거느리고 있는 SNS 스타기도 하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이삭은 2019년 10월부터 틱톡 계정(@florist_isaac)에 첫 영상을 올리며 활동을 시작해 1년여 만에 팔로워 8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른 속도로 대형 틱톡커 대열에 합류했다. 팔로워 수를 기준으로 한 국내 인기 순위에서 500위 권 대의 상위권에 속해 있으며, 게재된 450여 개 동영상의 조회 수 대비 '좋아요' 수, 댓글 수, 공유 수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계정 내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660만 뷰 이상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100만 뷰 이상을 올린 영상만 10여 개에 달한다.

이삭은 어떤 매력으로 이처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가장 큰 인기 비결은 꽃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뛰어난 실력에 있다. 플로리스트였던 부모님 밑에서 '꽃 수저'를 물고 태어나 자연스럽게 '꽃길'을 걷게 됐다는 그는 대내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내공 깊은 플로리스트다. '남자' 플로리스트에게 특별히 쏟아지는 관심과 편견을 깨트리기 위해, 플로리스트는 단순히 꽃을 파는 '꽃집 사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묵묵히 실력을 쌓아온 그는, 화관이나 부케 만들기부터 뮤직 페스티벌 등 특별 행사를 위한 공간 장식까지 규모를 넘나들며 감탄을 자아내는 꽃 예술을 선보인다. 꽃으로 작품을 만드는 그의 영상이 SNS에 올라올 때마다 "정말 예쁘다"라는 감탄의 댓글이 다양한 국가의 언어로 달리곤 한다.

또 다른 인기 비결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우아함, 고상함으로 대표되는 플로리스트의 전형적 이미지를 깨트리는 반전 매력"을 꼽는다. 실제로, 선명한 복근이 장착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고 전문 댄서 못지않은 수준급 댄스를 선보이는 그는 플로리스트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깨트리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매일 이른 새벽 일어나 꽃 시장을 방문해야 하고 무거운 꽃과 조형물을 직접 옮겨 설치해야 하는 '육체노동자' 플로리스트로서 '생계형 근육'이 절실했다고 말하는 그는 국내 보디빌딩 대회에서 입상까지 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다방면에 끼와 재능을 갖춘 그는 춤에도 일가견이 있어, 그가 선보인 방탄소년단(BTS), NCT 127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의 댄스 커버 영상은 최고 560만 뷰 이상의 조회 수를 올리며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기분 전환을 위해 향긋한 커피나 차를 즐기는 것이 딱히 특별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처럼, 꽃을 즐기는 문화가 더욱 친숙하게 자리 잡아 많은 이들이 꽃을 통해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삭. 그가 앞으로도 꽃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청년의 일상을 담은 영상들로 위로와 감동을 전해주기를, 시들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며 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해주기를 기대해본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