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월북자는 2020년 귀순한 탈북 체조선수"

지난 2019년 2월 14일 촤령한 강원도 고성 GP 전경. 새해 첫날 강원도 최전방의 22사단 GOP(일반전초) 철책을 통한 월북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북 감시망의 허점이 또다시 노출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방부가 지난 1일 동부전선을 통해 월북한 한국 국적 1명과 관련해 지난 2020년 강원도 고성을 통해 탈북해온 A씨라고 밝혔다. 3m 높이의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했던 탈북민이 다시 철책을 넘어 월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방의 경계 태세는 물론 탈북민 관리에 대한 비판이 함께 뒤따를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탈북민 A씨가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일대 설치된 CCTV에 지난 1일 찍혔다"며 "확인하는 과정에서 2020년 귀순한 인원과 인상착의가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0대인 이 인원이 상황 발생 후 북쪽 지역에서 4개의 화면에서 식별됐다"며 북한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파 간첩 활동 등 대공혐의점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묻자 "관련 기관에 확인한 바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이번 탈북민은 정상적으로 관리됐던 탈북민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일 귀순한 월북자 A씨는 2020년 11월 같은 부대 철책을 넘어 귀순한 탈북자와 동일인이다. 30대 초반이던 A씨는 22사단 철책을 넘어 귀순했는데, 그는 '기계체조 경력'이 있어 귀순할 수 있었다고 알려졌다. 50여kg 체중에 신장이 작아 높이 3m의 철책을 수월하게 넘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당국은 A씨의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 측 요원과 함께 2차례 시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A씨의 직업 등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으나, 탈북한 뒤 한국에서 청소 용역원으로 일하는 등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생활을 해왔으며, 연락이 두절 된 것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군 당국은 A씨가 월북한 후 북한 측에 지난 2일 오전과 오후 군 통신선을 통해 두 차례 대북통지문을 발송했고, 이와 관련해 북한 측은 통지문을 수신한 것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측의 신변보호 요구에 대한 답신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에 사실상 전방의 감시경계망이 허술해 민간인이 '제집 드나들 듯' 남북을 오간 사건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나아가 정부의 탈북민 신변보호 관리를 두고도 비판도 나올 전망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