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이집트 원전 수주 유력, 황폐한 생태계에 낭보

2022. 1. 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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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이집트 엘다바 원전의 2차 사업 계약 체결을 위한 단독 협상대상자가 됐다고 2일 밝혔다.

원전 수출에서 조 단위 사업을 맡는 것은 2008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 이후 처음이다.

엘다바 원전은 총사업비 300억달러(약 35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엘다바 원전은 사막에 건설되는 흔치 않은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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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바라카 이후 처음
탈원전이 걸림돌 안 돼야
이집트 엘다바 원전 위치 지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이집트 엘다바 원전의 2차 사업 계약 체결을 위한 단독 협상대상자가 됐다고 2일 밝혔다. 한수원은 2월 세부 조건협상을 마무리한 뒤 4월 말 정식 계약을 할 계획이다. 계약금액은 최소 조 단위 규모로 추산됐다. 원전 수출에서 조 단위 사업을 맡는 것은 2008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원전 생태계가 사실상 붕괴 위기를 겪고 있는 때 뜻밖의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엘다바 원전은 총사업비 300억달러(약 35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전체 사업권은 2017년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자회사 JSC ASE가 따냈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원전 최대 수출국으로 꼽힌다. 우리와는 경쟁관계다. 이런 러시아가 자국 업체를 제쳐두고 한수원을 택한 것은 뛰어난 기술력 덕이다. 엘다바 원전은 사막에 건설되는 흔치 않은 사업이다. 사막 원전 건설 경험은 사실상 우리 말고는 없다고 한다. 고사 직전에 몰린 국내 원전업체들도 모처럼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시공을 맡을 현대건설, 두산중공업이나 냉각기, 펌프, 밸브 등 주변기기 업체들도 새해 벽두 설레는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국내 원전산업은 문재인 정부의 강고한 탈원전 정책으로 기반이 급속도로 무너지는 중이다. 기후위기에 맞선 전 세계의 노력이 원전 르네상스로 이어지는 것과는 철저히 다른 흐름이었다. 최근까지도 우리 정부는 나 홀로 탈원전 강행군을 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연말 원전을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포함시킨 'EU 택소노미' 초안을 회원국에 발송했다. 일부 반대국이 있긴 하지만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반면 우리 정부는 이보다 앞서 원전을 한국형 택소노미에서 뺐다. 택소노미는 특정 기술이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쓰인다. 금융권은 택소노미를 기준으로 자금지원을 하게 된다. 원전 수출에서 초기 자금조달은 결정적이다. 가뜩이나 위축된 원전산업이 더 후퇴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선 수출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행보는 모순이란 지적을 받았다. 해외 원전 발주업체들이 갖는 이런 의구심을 정부가 씻어줘야 한다. 여야를 떠나 대선 후보들은 탈원전 폐기, 감원전을 외치고 있다. 탈원전 폐해가 여실히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형 적자를 기록한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실패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국내 원전기술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원전 생태계 복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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