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앞 늘어선 줄..'딩동' 소리에 어르신 발길 돌렸다
작년 7월 6일 전 접종 완료자
부스터샷 안맞으면 효력상실
40만여명 다중시설 출입못해
안내받고 정보 갱신하랴 혼란
종이서류 거부에 불만 속출도
오미크론 사망자 2명 첫 발생
3일 낮 12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한 한식집은 직원 한 명이 몰려드는 손님들의 방역패스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회사 인근이라 점심시간에 인파가 몰리는데, 손님들의 백신 접종 정보가 업데이트돼 있지 않은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 손님이 "그냥 들여보내주면 안 되느냐"며 짜증을 내자 직원이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이날 정부 지침에 따라 방역패스 6개월 유효기간이 처음으로 적용되면서 식당, 카페,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이용자와 운영자가 다시 한번 혼란을 겪었다.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이후 부스터샷을 맞지 않아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만료된 일부 시민들은 3일부로 관련 시설 입장이 제한됐다.
유효기간 만료 대상자는 2차 접종 이후 14일이 지난 날부터 6개월이 경과한 사람들로, 지난해 7월 6일이나 그 전까지 접종을 완료한 이들이다. 유효기간이 만료된 시민은 QR코드로 방역패스를 스캔할 때 인식기에서 '딩동' 소리가 나고 시설 이용이 불가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방역패스 유효기간 만료 대상자는 총 563만명이다. 이 중 92%가 3차 접종을 마쳤으나 나머지 40만명 이상은 3차 접종을 하지 않아 방역패스가 종료됐다.
이날 일선 매장에서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바뀐 지침을 인지하지 못해 업주들이 변경된 규정을 안내하고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서울 강남 소재 카페 직원인 전 모씨(29)는 "백신패스 갱신이 전혀 안 돼 있는 어르신들이 오전에 단체로 오셔서 그분들께 안내를 하고 돌려보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강남 소재 식당 직원 박 모씨(43)는 "날씨도 추운데 방역패스 갱신을 안 한 손님이 많아 입구에 서서 확인을 하고 들여보내느라 너무 번거로웠다"고 말했다. 일부 가게에서는 점심시간 전후로 예방접종 전자증명서인 '쿠브(COO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먹통 현상을 겪기도 했다. 대중목욕탕에서 일하는 이 모씨(51)는 "손님 한 분이 백신패스를 보여줬는데 2차 접종 날짜가 언제인지 제대로 뜨지 않아 입장을 못 시켰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방역패스 적용으로 다중이용시설 제한이 확대되자 어쩔 수 없이 3차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직장인 박 모씨(33)는 "요즘에는 백신을 안 맞으면 아무 데도 못 간다고 느낀다"며 "부스터샷 권고가 내려오자마자 지난주에 서둘러 예약하고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방역 규제에 자영업자들이 겪는 피로감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카페 점주인 백 모씨는 "요새는 매일같이 손님들과 싸우고 있다"며 "정부가 (접종자를) 관리하고 대책을 세우든가 해야지, 가게에 맡기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전자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 입장 시 필요한 방역패스는 쿠브, 네이버, 카카오 등 스마트폰 앱 외에도 보건소와 주민센터에서 종이 증명서나 접종 스티커를 발급받아 제출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관련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장 점주나 아르바이트생이 종이 증명서를 거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측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협조로 시설마다 방역패스 확인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방역패스가 정착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한편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대비해 향후 방역 체계를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두고 "백신으로 코로나를 거의 따라잡아도 오미크론이 속도를 내 다시 멀어지는 형국"이라며 "역학조사와 진단검사, 치료 역량 전반을 더 빠르고 기민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고위험군 확진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방역당국은 지난 한 주간 전국·수도권의 방역 위험도를 다시 한번 '매우 높음'으로 유지했다. 이날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에 감염된 환자 중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 발생 이후 최초 사례다.
[고보현 기자 / 박나은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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