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남매, 최우식·박소담 '범죄' '액션'으로 스크린 맞장

오승훈 2022. 1. 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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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 주연 '경관의 피' 5일, 박소담 주연 '특송' 12일 개봉
팬데믹 어려움 큰 영화계, 잘 빠진 범죄오락물에 활기 기대
새해 처음 개봉하는 한국 영화 <경관의 피>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금 힘겨운 세밑을 보낸 극장가에 새해를 맞아 한국 영화 기대작 두편이 잇따라 개봉한다. 5일 개봉하는 <경관의 피>와 12일 개봉하는 <특송>이 그것. 두편 모두 범죄오락물인데다 부패 경찰과의 대결을 소재로 했다는 공통점 외에도 영화 <기생충>에서 남매로 출연한 최우식·박소담이 각각 주연급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한다는 점 등 이채로운 관전 포인트가 여럿이다. 잘 빠진 두 영화가 침체에 빠진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이 될지 주목된다.

새해 첫 한국 영화인 이규만 감독의 <경관의 피>는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범죄 드라마다. 원작인 사사키 조의 <경관의 피>는 1948년부터 2007년까지를 배경으로 한 집안의 3대가 운명처럼 경찰관에 투신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 상황에 맞게 주요 설정과 내용에서 각색이 이뤄져 영화는 원작과 다른 이야기가 됐다.

새해 처음 개봉하는 한국 영화 <경관의 피>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뼛속까지 원칙주의자 형사인 민재(최우식)는 독보적 검거 실적을 자랑하는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을 감찰하라는 임무를 숨긴 채 그의 팀에 합류한다. 수입차를 몰고 고급 빌라에 살며 출처를 알 수 없는 후원금을 받는 강윤을 의심하던 민재는 그와 함께 신종 마약 사건을 수사하면서 가까워진다. 그 와중에 민재의 정체가 탄로 나고 강윤의 뒤를 봐주던 비밀 조직의 실체도 드러난다.

언더커버라는 익숙한 소재로 새로운 이야기를 버무려낸 <경관의 피>는, 앳된 이미지의 최우식이 선보인 거친 액션 연기로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29일 서울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우식은 “<기생충> 이후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거친 액션이 있는 <경관의 피>는 내가 해보고 싶은 시나리오였고, 정말 욕심이 났다”고 했다.

새해 처음 개봉하는 한국 영화 <경관의 피>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간담회에서 이 감독은 선과 악, 합법과 위법이 뒤섞여 있는 영화 속 경찰에 대해 “경찰 본연의 정체에 대해서 들여다보고 싶었다. 어쩔 수 없이, 아주 급박한 현실 상황에서 악을 마주했을 때 경찰 각자의 신념에 따라 악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를 것 같았다”며 “‘그들은 정의를 같은 방향에서 바라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영화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부패했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강윤을 연기한 조진웅 역시 “무엇이 정의인가,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관객들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며 “영화가 이를 굉장히 독특하게 풀어냈다”고 했다. 박휘순, 권율, 박명훈 등 조연급 캐스팅도 화려한 이 영화는 배우들의 명품 ‘슈트발’에 적당한 유머와 액션이 가미돼 색다른 ‘브로맨스’를 선사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진웅은 “브로맨스 그만하고 싶다. 나는 왜 맨날 브로맨스만 하는 거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소담 주연의 매운맛 걸크러시 영화 <특송> 스틸컷. 뉴(NEW) 제공

<경관의 피>가 경찰 대 경찰의 구도라면 박대민 감독의 <특송>은 경찰 대 ‘선수’의 구도를 보여주는 범죄오락물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의뢰받은 사람과 물건을 목적지에 배달해주는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박소담)에게 사업 파트너인 백 사장(김의성)이 새로운 일거리를 건넨다. 한 부자를 평택항까지 데려다주면 된다고 해 떠맡은 일이 예상치 못하게 꼬여버리고 졸지에 어린 서원(정현준)까지 책임지게 된다. 부패 경찰 경필(송새벽)과 국정원까지 돈가방 든 서원을 쫓으면서 은하는 일생일대의 추격전을 벌인다.

박소담 주연의 매운맛 걸크러시 영화 <특송> 스틸컷. 뉴(NEW) 제공

박소담은 카체이싱 장면을 비롯해 피 튀기는 맨몸 활극까지 보란 듯이 구현해내며 <특송>을 매운맛 걸크러시 영화로 만들어냈다. 지난달 30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감독은 “영화의 출발점은 여성 주연의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프로페셔널한 직업을 가진 인물이 질주하는 영화를 구상했다”며 “어떤 상황에 놓여야 목숨까지 걸고 액션을 펼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아이를 보호하는 설정을 넣게 됐다. 기존 여성과 아이의 구도에서 볼 수 있는 모성이 아닌, 친구가 되는 과정으로 보이길 원했다”고 밝혔다. 박소담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선 “시나리오가 나오자마자 박소담 배우에게 전달했다”며 “박소담 배우의 열렬한 팬이고 이 역할을 잘해낼 거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소담은 최근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박소담 주연의 매운맛 걸크러시 영화 <특송> 스틸컷. 뉴(NEW) 제공

영화에서 송새벽은 정감 어린 말투 뒤에 잔인함을 숨긴 악질 경찰 경필 역을 인상적으로 소화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웃기면서도 서늘한 이 캐릭터에 대해 “경찰과 깡패 ‘투잡’을 뛰고 있기 때문에 양면성이 있는 캐릭터다. 저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잘 파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백 사장 역의 김의성은 “악역을 많이 해 선한 인물을 연기하면 어색하게 생각하는데 <모범택시>나 <특송> 속 제 모습이 본모습과 가장 가깝다는 걸 믿어달라”며 “백 사장은 선과 악의 중간쯤에 있는 인물이다. 돈이 된다면 뭐든지 하는 인물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역배우 정현준은 영화 <기생충>의 박 사장(이선균) 아들 역에 이어 두번째로 박소담과 호흡을 맞췄다. 시원스러운 액션이 돋보이는 <특송>은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고 47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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