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예약부터 방역패스까지.. '터치장벽'이 서러운 고령층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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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미안하고 민망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멀리 사는 자식한테 와서 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전화로 설명해줘도 모르겠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방역패스와 사전예약 시스템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야 하는 방역조치가 많아져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3일 방역패스가 본격 시행된 이후 안심전화번호 등 이전까지 병행하던 인증 방법을 없애고 QR코드 인증으로 단일화한 곳이 늘어 고령층의 불편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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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 찾아가 도움 요청도
금융 등 노인 디지털 소외 심각
"오프라인 이용 통로 남겨둬야"

인천에 사는 70대 강모(여)씨는 얼마 전 접종증명 애플리케이션(앱) 사용법을 묻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로 동네 식당만 가도 증명서를 제시해야 하는데, 스마트폰 앱을 잘 쓸 줄 모르니 하루하루가 불편함의 연속이다. A씨는 3일 “백신접종 예약할 때도 전화로 20분을 기다리다 연결이 안 돼서 매번 주민센터로 간다”면서 “코로나19 관련 해서 휴대폰으로 하라는 게 계속 늘어나서 답답하고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방역패스와 사전예약 시스템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야 하는 방역조치가 많아져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방역뿐 아니라 금융서비스 등 생활 필수 분야에서도 비대면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며 노인 소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온라인 예약을 할 줄 몰라 핀잔을 듣는 등 서러운 경험을 했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서울에 사는 김모(69)씨는 “동네병원에 전화해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귀찮았는지 ‘그냥 온라인 예약을 하시면 편하다. 주변에 도와줄 사람 없냐’고 하더라”라며 “휴대폰도 그런 걸(온라인 예약) 할 수 있는 휴대폰이 아니고 물어볼 곳도 마땅찮은데 못 한다고 무시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신한은행이 노원구 월계동 지점을 ‘디지털라운지’로 전환해 대면창구를 없애고 ATM·키오스크로만 운영하려다 주민 반발에 부딪혀 대면 창구를 남기기로 한 일은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위기감이 수면으로 드러난 대표 사례다. 반대 집회를 이끈 강미경 주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경로당 어르신들은 거의 80대이고, 다들 스마트폰을 안 쓰셔서 은행이 디지털화되면 대면창구를 찾아 약 3㎞ 떨어진 타 지점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고령층은 모바일뱅킹을 쓸 줄 모르고 청력·시력 약화로 ATM 이용도 불편한 경우가 많다. 대면창구가 없으면 노인 다수는 사실상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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