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원 너머에 뭐가 있을까..호주 예술의 진면목
한국·호주 수교 60주년전
원주민 예술 영감 작품부터
보이드 등 유명 작가 참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지난달 14일 개막한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LEARNING AUSTRALIA' 전시가 오는 3월 6일까지 열린다. 한국과 호주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호주 동시대 미술을 집중 소개하는 자리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힌 이들에게는 반갑다. 호주 시드니 비영리 미술기관인 아트스페이스와 공동 기획해 호주 현대미술 작가 총 35명(팀)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올해 '배움'을 의제로 내세운 것을 바탕으로 고정된 관람 동선에서 벗어나 장소에 새겨진 역사, 자주권과 자기 결정, 공동체 속에서 듣기와 앎의 공유, 다양성과 반목, 유머와 전복 등 5가지 주제별로 관람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호주 사회를 구성하는 복잡다단한 문화·사회·정치적 맥락을 다층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특히 우리에게 생경한 토착 원주민 문화에 기반한 공동 작업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IVI컬렉티브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작업한 '카토 카카라(꽃바구니)'는 퀸즐랜드에서 처음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물로, 다양한 집단이 참여한 워크숍을 통해서 각 개인이 수행하고 삶을 구성하는 원칙으로서 화합이라는 개념을 탐구한 것이다. 나무껍질로 만든 천에 천연 안료를 사용해 토속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이완차 여성 컬렉티브는 호주 내륙의 에이피와이 땅의 인덜카나 커뮤니티에 속한 원주민 아트센터로 전통적인 치유사인 베티 머플러 등 원로 예술가들이 젊은 신진 작가들에게 지식을 공유하며 리넨 천에 전통적 상징 이미지를 함께 완성했다. 소다 저크가 만든 일종의 영상 콜라주 작품인 '테라 눌리우스'는 라틴어로 '무주지(無主地)'를 뜻하는데 호주에서 사랑받는 대중문화 이미지들을 엮어서 제국주의자들이 호주 원주민의 땅을 점유하고 정착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과정을 부산스러운 로드 무비 형식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장소를 특정하는 커미션 작업도 함께해 색다름을 연출했다. 미술관 서측 유리 파사드에 설치된 대니얼 보이드의 작품 '무제'는 수많은 원형 구멍(망점) 틈새로 관람객들이 주변 풍경을 재구성해서 바라보게 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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