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민통합'을 대선 화두로.."적극적으로 선거 참여해 달라"
靑 "정치적 메시지 아냐" 선긋지만..연일 대선 발언에 野 반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차기 대선이 불과 두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선거의 화두로 '국민통합'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발표한 '2022년 신년사'에서 대선을 언급하며 "적대와 증오와 분열이 아니라 국민의 희망을 담는 통합의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고질적인 진영대립을 극복하고 국민이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하며 다음 5년 집권세력을 결정하는 이번 대선이 그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연달아 선거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내놓고 투표 독려를 하는 모습을 두고 야권에서는 '정치중립 위반' 논란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면·신년사…임기말 키워드는 '통합'으로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임기 말 국정운영의 무게중심을 국민통합에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역사는 생각이 다르더라도 크게 단합하겨 협력하며 이룬 역사였다"며 "통합하고 포용하며 미래로 함께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같은 '통합 띄우기'는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격 특별사면 이후부터 계속되는 흐름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발표한 뒤에도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연설에서도 문 대통령이 특별사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지난 연말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박 전 대통령 사면 결정의 취지를 국민에게 직접 풀어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극복, 경제회복,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의 핵심 과제들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진영간 갈등과 분열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체감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다음 정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정치 이끌어 달라" 거듭되는 文의 대선 메시지…野 반발 가능성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연말·연초 잇따라 다음 대선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고 있다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SNS에 올린 글에서도 "(올해는)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며 "국민과 함께 미래의 희망을 다짐하는 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는 "국민들께서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 주시고 좋은 정치를 이끌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물론 문 대통령은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지는 않았다.
청와대 역시 이날 연설은 정치적 메시지가 전혀 아니며, 내용 역시 특정 후보에 대한 유불리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정부의 지난 성과를 부각하고 특히 자신이 단행한 특별사면과도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는 '통합'을 강조한 뒤에 국민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했다는 점은 야당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문 대통령은 "어느 정부든 앞선 정부의 성과가 다음 정부로 이어지며 더 크게 도약할 때,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로 계속 전진하게 된다"며 "다음 정부에 더 튼튼한 도약의 기반을 물려주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또 남북 관계 문제에 있어서도 "다음 정부에서 대화의 노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고, 부동산 문제 역시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메시지들도 여당이나 야당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이 아닌, 국가 전체의 발전을 염두에 둔 언급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야당 입장에서는 이같은 언급 하나하나가 '문재인 정부의 발전적 계승'을 강조하며 사실상 여당의 손을 들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최대한 두텁고 신속한 소상공인 보상' 역시,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일 거론하는 소상공인 지원 확대 및 '신년 추경' 편성 필요성과도 맥이 닿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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