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이지만 기대면 큰일 나요
[경향신문]
커다란 날개 3개가 돌아가는 바람개비 모양의 풍력발전기 대신 담장처럼 생긴 구조물에 작은 바람개비 여러 개를 빽빽이 꽂아 전기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자투리땅 어디서라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데다 형상이 독특해 도시 미관까지 향상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기술전문지 인셉티브 마인드는 지난달 27일 뉴욕에서 활동하는 설계자 겸 기업가인 조 도셋이 이끄는 회사가 새로운 개념의 풍력발전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키네틱 월’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풍력발전기(사진)는 겉모습부터 기존 풍력발전기와 다르다. 키네틱 월은 직사각형 담장 전체에 뱅글뱅글 회전하는 미니 날개를 빈틈없이 격자 형태로 심었다.
담장 높이는 2.4m, 폭은 7.6m이지만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크기는 조정할 수 있다. 재질은 알루미늄이다.
이 새로운 풍력발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아름다움’이다. 기하학적인 무늬가 균형을 이룬 현대 미술 작품 같은 모습이다. 키네틱 월은 담장이나 벽이 서 있을 만한 자리라면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풍력발전을 일으키기 위한 별도 부지가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다. 회사에 따르면 키네틱 월 한 개는 연간 1만kWh가 넘는 전력 생산능력이 있다. 미국 한 가정이 쓰는 전력 대부분을 감당할 수준이다. 회사 측은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필요한 전기를 자체 생산하고, 심지어 국가 전력망에 전기를 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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