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66..이재명, 文대통령과 어떻게 '차별화' 했나

이원광 기자 2022. 1. 2. 17: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마포구 소재 더불어민주당 미래당사 '블루소다' 개관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선 66일 앞둔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이루는 데 비교적 성공했다는 여권 내 목소리가 높다. '인물' 비판이 아닌 정반대 '정책'과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다.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 동요를 최소화하면서 정권 재창출이라는 진보·개혁 진영의 목표 달성에 다가간다는 뜻을 전달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비판 수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메시지의 수용성도 높였다. 정권 교체에서 인물 경쟁으로 대선 구도를 전환하기 위한 이른바 '점진적 차별화' 전략이 상당 부분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文대통령 아닌 '정책' 비판 메시지…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재명 후보는 이번 본선 기간 문재인 정부의 실책으로 꼽히는 정책과 반대 정책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내놓는 방식으로 문 정부와 차별화했다. 여권 후보로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딜레마를 풀기 위해서다.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는 대선 국면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해야 한다며 △6개월 내 처분, 중과 완전 면제 △9개월 내 처분, 절반 면제 △12개월 내 처분 시 4분의 1 면제 △1년 초과 시 예정대로 중과 등 한시적 조치를 발표했다. 정부가 끝까지 반대한다면 대선 후 '4개월-3개월-3개월' 식으로 정책 적용 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며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이 후보는 또 △지난해 12월18일 공시가격 관련 제도 전면 재검토를 시작으로 △12월27일 불합리한 종합부동산세 개선 △12월29일 주택 실수요자 취득세 부담 완화 △1월2일 월세 세액공제 개선 등 '무한책임 부동산 공약'을 잇달아 발표했다.

세제 일변도로 읽히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지점을 명확히 인식한다는 메시지다. 또 △재개발 규제완화 및 성남공항, 김포공항, 옛 용산 미군기지 등을 활용한 대규모 공급정책 △탈원전이 아닌 '감원전' 정책 추진 △ '선지원 후정산' 원칙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소상공인·자영업 지원책 등 문 정부와 차별화 정책을 수차례 발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아닌 정책을 비판하며 진영 내 갈등을 최소화한다. 여권 지지층을 향해 정권재창출을 위해선 명확한 현실 인식과 성찰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이 후보가 정부나 특정 인물의 사과를 촉구하는 대신 직접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방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공감 높이는 점진적 차별화…흔들리는 '정권교체론'

'점진적 차별화'를 위한 메시지 관리에도 힘썼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후 문 정부와 차별화 메시지를 점진적으로 강화했다. '탈중앙 정치인'의 입장에서 여권 전체가 하나로 결집하지 못한 상황에 주목했다. 정권교체 여론을 흔들기 위해 급진적이고 과격한 차별화는 친문 지지층은 물론 '타깃층'인 중도층에게서도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후보는 지난 11월22일 '전국민 선대위'로 전환한다고 선언 후 진행된 첫번째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무엇을 하는 것은 다음 문제로 두고 철저하게 모든 부분에서 자기 반성을 하겠다"고 차별화에 시동을 걸었다. 푸른색의 당 점퍼 대신 회색 상의를 입고서다.

이어 △지난 12월11일 "우리 위대한 국민들 전세계에서 방역을 잘한다고 칭찬받는데 사실 그것을 누가했나. 나라가 마스크 하나 사줬나" △같은달 25일 "(문재인 정부의) 공정성에 대해 약간 의문이 있다. 몇 개의 사건들 때문이다" △같은달 28일 "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기득권 세력으로 비판받는 현실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점진적 차별화가 현 정부에 대한 분노를 기반으로 한 정권교체론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선거 구도를 흔들면서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인물 경쟁을 부각시키는 효과도 뒤따른다.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31일 여론조사(KBS 의뢰, 표본크기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p, 전화면접조사, 자세한 사항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49.6%로 '정권연장을 위해 여당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응답(41.7%)과 7.9%포인트(p) 차이를 보였다.

약 두달 전인 지난해 10월26~28일 같은 조사에서는 정권교체 응답이 55.5%로 정권재창출 응답(35.5%)보다 20%p 앞섰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구도상 윤석열 후보의 강점이라면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다는 것인데 이 후보의 차별화 시도로 인해 그 이미지가 희석이 되는 점이 있다"며 "이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국면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 등이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관련기사]☞ "횟수 관계없이 내가 원할 때마다 부부관계"…이혼남의 결혼조건홍성흔 "아내가 씻고 나올 때 좀 무서웠다…코 고는 척 했다""방 하나가 완전 찌그러져" 성남금토 사전청약 당첨돼도 난감?성폭행 후 살해된 美 소녀…"딸은 내 인생"이라던 엄마가 팔아넘겨화사, 볼륨 강조한 '2150만원' 초밀착 드레스 룩 어디 거?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