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 전설' 리얼그룹 떠나는 앤더스 "한국팬 떼창 그리워"

김예나 2022. 1.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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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원년멤버..리얼그룹, 젊은 멤버로 세대교체
"인간의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유연한 악기"
아카펠라 팀 '리얼 그룹' [뮤직카로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무대 위에 남성 3명과 여성 2명이 오르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환호성이 서서히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조용히 노래를 시작했다.

각자 스타일이 다르고 마이크를 쥔 모습도 달랐지만 리얼 그룹(The Real Group) 멤버들은 노래 안에서 하나가 됐다. 다섯 목소리가 합쳐진 노래는 완벽한 조화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온라인으로 공개된 리얼 그룹의 콘서트는 아카펠라가 무엇인지 또렷하게 보여줬다.

1984년 데뷔한 리얼 그룹은 현존하는 아카펠라의 '전설', 혹은 전 세계 아카펠라 팀의 '우상'으로 꼽히는 팀이다.

스웨덴 출신의 이들은 세련된 멜로디와 부드러운 화음으로 전 세계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았고, 2001년 미국 현대 아카펠라 협회(CASA)로부터 세계 최우수 보컬그룹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스몰 토크'(Small Talk), '아이 싱 유 싱'(I Sing You Sing) 등 여러 곡이 광고에 쓰이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LG전자가 제작한 '아카펠라폰'의 음원을 만든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팀의 리더인 앤더스 에덴로스는 연합뉴스와 서면으로 한 인터뷰에서 "그동안 수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온라인 스트리밍 형태로 콘서트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시아와 호주 지역 팬들을 위한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지난달 2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공연을 편집해서 공개한 것이다.

2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공연에서는 리얼 그룹의 활동 초기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모습이 공개됐다. 멤버들은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이야기하면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 공연을 마쳤다.

리얼 그룹 원년 멤버들 [뮤직카로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앤더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2020년 3월 이후에 공연할 수 없었다"며 "1984년 데뷔한 뒤 쭉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집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너무 이상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공연은 그에게 특히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그룹의 리더로 그간 발표한 곡의 작사, 작곡, 편곡 등을 맡아왔던 앤더스는 이번 공연이 마지막이다. 원년 멤버였던 그마저 팀을 떠나면서 이제 초창기 멤버는 한 명도 남지 않게 된다.

"어머니, 형, 동생, 아내와 두 아들까지 가족 모두 참석해 가슴이 뭉클했어요. 공연 당시 마지막 곡이 끝날 무렵 잠시 정적이 흘렀는데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잊지 못할 순간이었죠."

앤더스는 40년 가까이 아카펠라와 함께한 원동력은 아카펠라 그 자체에 있다고 했다.

그는 아카펠라의 매력에 대해 "모든 사람은 각자 고유한 목소리를 가지며 그것으로 자신을 규정한다. 인간의 목소리야말로 가장 자연적이고 유연한 악기"라고 강조했다.

리얼 그룹은 2023년부터 25∼30세 멤버들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앤더스는 "젊고 재능있는 후배들이 우리를 대신해 전 세계를 돌며 리얼 그룹의 오랜 팬들뿐 아니라 새로운 젊은 팬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리얼 그룹은 이제 너무나 멋진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며 "새로운 팀은 오리지널 팀의 전통을 계승해 따르고 거기에 자신들만의 색채를 가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발매한 '엘리먼츠' 음반 [뮤직카로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리얼 그룹의 추억을 간직하며 음악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앤더스는 "리얼 그룹은 거의 3천 번에 달하는 콘서트를 하고 총 23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더 중요한 건 셀 수 없을 정도의 멋진 팬들을 만난 것"이라며 "그간의 업적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새로운 멤버들과 계속해서 작업할 것 같다. 늘 그렇듯이 곡을 쓰고 편곡하고 녹음하고 시간이 된다면 다른 앙상블 팀이나 합창단을 위해 나서고 싶다"고 바랐다.

한국 팬들과 관련해서는 언제나 '열정적'이었다고 기억하며 다시 만날 날을 고대했다.

리얼 그룹은 2001년 첫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거의 해마다 한국을 찾아 공연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앤더스는 한국을 찾았을 때 뚝배기와 돌솥을 사 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에서 시작된 인기는 일본, 홍콩, 중국을 거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 팬들과 멋진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은 언제나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쳤어요. 팬들이 함께 '떼창'하던 모습, 공연 후 팬 사인회를 기다리던 긴 줄, 한국 음식까지 소중하고 즐거운 경험이에요. 다시 만나길 기대해 봅시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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