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코로나 경고 2년..의사 리원량 '디지털 묘지' 찾는 중국인들

김용철 기자 2021. 12. 3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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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알리는 첫 경고음이 나온 지 2주년을 맞아 많은 중국인이 '호루라기를 분 사람'(내부고발자)으로 불리는 고 리원량 의사의 '디지털 묘지'를 찾아 추모하고 있습니다.

리원량이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호흡기 질환이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지 2주년을 맞은 30일부터 그가 생전 쓰던 웨이보 계정에 방문객이 크게 늘며 하루 수천 개의 추모글이 잇따라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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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알리는 첫 경고음이 나온 지 2주년을 맞아 많은 중국인이 '호루라기를 분 사람'(내부고발자)으로 불리는 고 리원량 의사의 '디지털 묘지'를 찾아 추모하고 있습니다.

리원량이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호흡기 질환이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지 2주년을 맞은 30일부터 그가 생전 쓰던 웨이보 계정에 방문객이 크게 늘며 하루 수천 개의 추모글이 잇따라 달리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리 선생님, 역사는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 알고 또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다른 누리꾼도 "지금 와서 보니 마스크는 전염병을 막는 것이 아니라 진실의 말을 가리고 있다"며 "부디 하늘에서는 따뜻한 햇볕과 발언의 자유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원량은 2019년 12월 우한에서 서서히 퍼지던 코로나19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중국 우한중심병원의 안과 의사이던 리원량은 2019년 12월 30일 의대 동창들의 단체 대화방에 "우리 병원에서 7명이 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경고 글을 올렸는데 이 글이 재전파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당국은 결국 '원인 불명 폐렴'이 유행 중이라는 사실을 대중 앞에서 공개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그는 2020년 1월 3일 공안에 불려가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담긴 반성문 격인 '훈계서'에 서명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후 그 자신도 당시 우한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지인 우한 수산도매시장 상인을 진료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그해 2월 7일 병상에서 숨졌습니다.

그는 숨기지 직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나는 헛소문을 퍼트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하나의 건강한 사회에서는 한목소리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리원량의 사망으로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 당국의 부적절한 대처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결국 당국은 리원량 처벌을 취소하고 그를 '열사'로 추서했습니다.

하지만 리원량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은폐·축소에 급급했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민감한 영웅'이었기에 이후 중국에서 리원량을 공식적으로 추모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용철 기자yc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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