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올해 부동산..서울 평균 집값 12억 돌파, 의왕 1년새 38%↑

문제원 입력 2021. 12. 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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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돌아보는 2021년 부동산 시장
최근 안정세 찾아가지만 이미 역대급 상승
교통호재 겹친 의왕, 시흥, 안양 집값 급등
계약갱신청구권제로 전세시장엔 3중가격
'로또분양' 계속되며 100대1 넘는 단지도

연말 들어 집값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한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은 어느 해 보다도 뜨거웠다. 전국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13.25%로 지난해(7.04%)의 두 배에 육박했고, 경기도와 인천, 제주 등은 상승폭이 20%를 훌쩍 넘었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12억원을 돌파해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6억708만원) 대비 2배 수준으로 올랐다. 청약시장도 지나치게 과열돼 경쟁률이 100대 1을 돌파하는 단지가 쏟아졌다. 올 한해 매매·전세·분양 등에서 나온 ‘숫자’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돌아본다.

38.56%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신축년 전국 시·군·구 중 매맷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도 의왕시로, 평균 38.56%가 뛰었다. 의왕·안양·과천시계에 위치한 인덕원역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추가 정차역으로 결정되면서 수요가 몰린 결과다. 상승률 2위 역시 교통 호재가 작용한 시흥시였다.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효과로 37.26%나 뛰었다. 인천 연수구(33.11%), 안산시(32.49%), 오산시(30.22%)도 가격이 30% 이상 치솟았다. 지방에서는 제주도 집값이 가장 뜨거웠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재택 근무에 대한 관심이 늘고 관광객도 증가하면서 20.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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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단지 같은 면적에 3개의 가격.’ 지난해 임대차3법 시행이 가져온 전·월세시장의 교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올해 아파트 전셋값은 9.13% 뛰어 지난해(7.55%)에 이어 상승곡선이 더 가팔라졌다. 최근 비수기로 접어들며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지만 이미 전국 대부분 지역의 전·월세가격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특히 올해 임대차 시장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에 따른 ‘3중 가격’ 현상까지 빚어졌다. 보증금 인상이 5%로 제한되는 갱신계약과 그렇지 않은 신규계약, 재계약은 하되 갱신권을 청구하지 않는 계약으로 나뉘면서 같은 단지임에도 세가지 전세가격이 형성됐다. 이는 규제에 따른 대표적인 시장 왜곡 현상이다. 무엇보다 보증금 상한선이 5% 이내로 묶였던 물량들이 내년 8월 이후 신규계약으로 풀리기 시작하면 집주인들이 추후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까지 고려해 4년 치 가격을 미리 올릴 것이란 우려가 많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2,000,000,000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선 ‘역대급’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최고가 아파트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파르크한남’다. 이달 13일 268㎡(전용면적)가 120억원에 거래되면서 서울 초고가 아파트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강남구 청담동 ‘PH129’도 273㎡가 올해 3월과 7월 각각 115억원, 100억원에 거래돼 관심을 모았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대 아파트 중 최고가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다. 지난달 45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연초 30억3000만원 대비 15억원 가까이 올랐다. 공급면적 기준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3000만원이 넘는다. 이미 강남에서는 3.3㎡당 1억원이 보편화됐다는 의미다. 15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데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급격히 늘고 있지만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50개 아파트단지 시가총액의 변동률을 나타내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올해 16.68% 올랐다.

809.1대 1

청약시장도 뜨거웠다. 분양가상한제 영향으로 분양가와 시세 차이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당첨이 곧 ‘로또’라는 인식이 확산한 탓이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청약을 진행한 전국 아파트 14만6579만가구에는 292만6313명이 몰려 평균 19.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가 평균 경쟁률 195.3대 1로 전국에서 청약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서울은 1721가구 공급에 28만2896명이 신청해 평균 164.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88.8대 1)와 비교하면 경쟁률이 2배 정도 올랐다. 개별 단지로는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의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가 일반공급 302가구에 24만4343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809.08대 1까지 치솟아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2억4978만원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12억원을 넘어섰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당시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맷값은 6억708만원이었으나 올해 12월에는 12억4978만원으로 4년 반 만에 두배 넘게 치솟았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그만큼 힘들어진 셈이다.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2017년 5월 7억3347만원에서 이달 14억8818만원으로 7억5471만원 오르며 ‘대출금지선’인 15억원에 육박했다. 반면 한강 이북 14개구의 가격은 9억9172만원으로 5억3308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격차는 2억7483만이었지만 올해 4억9646만원까지 벌어졌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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