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와 박수영, 알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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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한 사람만'에서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조이, 박수영이 연기한 미도는 시한부 인플루언서의 씁쓸한 이면을 보여준다. 그렇게 연기자 박수영이 아닌 가수 조이로 대중 곁에 머물던 그는 오랜만에 '한 사람만'으로 배우로 복귀했다. 조이의 시한부 연기라니, 쉽게 상상되지 않았다.
미도는 실제 조이에서 시한부라는 설정 한꼬집을 추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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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JTBC 드라마 '한 사람만'에서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조이, 박수영이 연기한 미도는 시한부 인플루언서의 씁쓸한 이면을 보여준다. SNS에선 모두에게 떠받들여지는 인싸 공주이지만, 카메라가 꺼진 현실에선 적막만이 감도는 공간에 혼자 존재한다. 호스피스에서 처음 맞이하는 파티에 SNS 친구들을 초대했던 미도는, 결국 한명도 오지 않은 친구들을 기다리다 차게 식은 스테이크를 홀로 먹는다. '한 사람만'은 미도에게서 알고 있지만 알고 싶지 않은,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쓰고 신 이면을 보여준다.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MBC '위대한 유혹자'에서 조이는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전형적인 캔디의 얼굴을 보여줬다. 허나 안타깝게도 조이가 주연으로 나섰던 두 작품은 '망작'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시청률은 처참했고, 빠르게 잊혀졌다. 조이에게 있어 이 두 작품은 걸그룹 출신으로서 기존 이미지를 크게 해치지 않을 수 있던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다. 노래하는 여고생과, 정의롭고 꾸밈없는 대학생. 허나 이 단조로운 도전보다 더 문제가 된 건 준비되지 않은 발성과 불안한 시선, 연기력이었다. 이후 조이는 3년간 연기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연기자 박수영이 아닌 가수 조이로 대중 곁에 머물던 그는 오랜만에 '한 사람만'으로 배우로 복귀했다. 사실 캐스팅 소식이 들었을 때, 기대보다 기우가 더 컸다. 더군다나 '한 사람만'은 시한부를 소재로 하는 휴먼멜로물이다. 그가 이전에 해온 작품들보다 훨씬 무게감 있다. 조이의 시한부 연기라니, 쉽게 상상되지 않았다. 허나 1화를 보고 안도했고, 4화까지 보고선 신뢰가 생겼다. 호스피스에 입원하는 날마저 SNS 라이브 방송을 하며 "여러분 저 미도예요. 안녕하세요~ 개신나!"를 외치는 모습은 조이가 아니라면 누구도 소화할 수 없을 것처럼 극에 어우러졌다.

미도는 실제 조이에서 시한부라는 설정 한꼬집을 추가한 것 같다. 병원복 대신 화려한 사복을 입고, 천진함과 당당함을 오가는 태도,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고 명량한 제스처, 그리고 불쑥 튀어나오는 공허의 눈빛까지. 미도의 행동은 우리가 봐온 조이의 본체다. 특히나 세 주인공 중 가장 튀는 성질이 다분한 미도는 자칫하면 무게감을 잃고 밉살스럽게 비춰질 수 있는 역할이다. 허나 조이의 미도는, 본체 자체에서 발현되는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거슬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한 사람만'에서 미도가 인숙(안은진)에게 "예쁘네. 그게 다야 근데. 결국 너도 죽는거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혼란과 분노 슬픔 등 갖가지 감정이 뒤섞인 다단한 얼굴을 불쑥 내보였다. 그의 입에서 "어제 남자랑 잤어"와 같은 대사가 튀어나왔을 때도, 살짝 낯설긴 했으나 어색하지 않게 다가왔다. 오히려 그 신선함은 호감으로 작용했다.
'한 사람만' 제작발표회에서 조이는 3년 만의 배우 복귀에 대해 겁도 나고 무서웠다고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선택할 때 신중하게 골라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말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드러내 보였다. 그가 미도를 연기한 이유는 명확했다. "겉으로는 엄청 밝고 화려해보이지만 끊임없이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 마냥 밝지 않고 연민이 느껴졌다. 그래서 마음이 갔다. 저도 그렇고 겉으로는 밝지만 아픔을 갖고 있거나 여린 면이 있는 친구들이 많다. 연기하면서 스스로 치유받았다"는 이유에서다.
화려한 무대 위 진한 화장으로 무거운 스포트라이트를 감내해왔던 조이는, 이제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내놓고 캐릭터에 대입시킨다. 그리고 두려움 없이 전력으로 부딪친다. 미도를 보며 느끼는 위안들은, 조이가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기도 하다. 알을 깨고 나왔다는 말은,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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