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착취 당하는 지적 장애인..매뉴얼 시급

하정연 기자 2021. 12. 3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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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인의 판단력 부족 등을 악용해 돈을 갈취하는 범죄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신고하거나 피해를 스스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적장애인 경제적 착취의 구조적 문제는 지적장애인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데 있습니다.

[방대욱/변호사 : (지적장애인 피해자를) 기망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특히 발달장애인 피해자의 경우 이런 증거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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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적 장애인의 판단력 부족 등을 악용해 돈을 갈취하는 범죄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신고하거나 피해를 스스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 실태와 대책, 하정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지적장애 2급인 정 모 씨가 지인 손에 이끌려 휴대전화 대리점을 찾은 건 지난 2017년,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는 말만 믿고 휴대전화를 개통했는데

[정 씨/피해자 : 나는 안 하려고 그러는데 걔가 '형 바보야? 이것도 못 해?' 하면서, '해봐 쉬워' 하면서 '일단 연기만 잘하면 돼…'.]

지인은 바로 휴대전화를 팔아치운 뒤 돈과 유심칩을 가로챘습니다.

나날이 불어난 통신비를 뒤늦게 알게 된 어머니가 나섰지만,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경찰서에 가서 얘기를 했는데, 경찰서에서도 별 반응이 없었어. 혼자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는지 너무 난감하더라고. 내가 막 진짜 이리 쫓아다니고 저리 쫓아다니고 진짜 막 법원 앞에도 또 가보고.]

결국 지자체에서 연결해준 변호사를 만나 민사소송에서 승소하고 돈을 돌려받는 데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적장애인 경제적 착취의 구조적 문제는 지적장애인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데 있습니다.

[방대욱/변호사 : (지적장애인 피해자를) 기망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특히 발달장애인 피해자의 경우 이런 증거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렵다 보니 신고 단계부터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성연/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 : 상담기관을 만나지 못하는 분들이 훨씬 더 많거든요. 가장 가까운 지구대, 주민센터 안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피해자들이) 빨리 대응하실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발생하는 피해의 규모에 비해 체계가 만들어지는 속도는 굉장히 늦다고 생각이 돼요.]

단순 사기 피해가 아닌, 장애 취약성을 악용한 학대 행위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적장애인 경제적 착취 범죄의 경우 대부분 소액 사기 사건으로 취급되다 보니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친 경우가 60%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양형 기준 강화 같은 제도적 개선 역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정연 기자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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