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풀어본 2021 스포츠] '코로나 일탈'에 찡그리고..10대 활약엔 웃고

한겨레 2021. 12. 2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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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 놓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1년의 스포츠는 봄인 듯 봄이 아니었다. 올림픽 등 코로나19로 미뤄졌던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1년여 만에 순차적으로 열리면서 다시금 심장이 뜨거워졌으나 한편에서는 과거 학교폭력,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등이 드러나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 올 한 해 희로애락을 안겨준 스포츠 사건, 사고를 1~10 숫자로 풀어봤다. 〈스포츠팀〉

1.

2020 도쿄올림픽이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돼 개최됐다. 개막 직전까지도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아 많은 우려를 낳았으나 성화는 정상적으로 타올랐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져 역사상 가장 조용한 올림픽이 됐다. 내년에는 베이징겨울올림픽이 열리는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중국도 내국인만 입장 허가할 계획이다. 11월 카타르월드컵(축구) 때는 과연 꽉 찬 경기장에서 코로나19 걱정 없이 경기를 볼 수 있을까.

성화 봉송 최종 주자인 오사카 나오미가 7월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에 불을 붙이고 있다. 도쿄/김명진 기자

2.

자동차 광고를 찍는 등 인기를 한몸에 받던 여자배구 쌍둥이 자매(이재영, 이다영)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후 소속팀 흥국생명은 이들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를 내렸고, 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한차례 선수 등록 시도가 있기는 했으나 무산되면서 자매는 떠밀리듯이 그리스리그에 진출했다. 한편, 심석희(24·서울시청)는 사적인 대화가 오간 메신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결국 동료 험담 등의 이유로 국가대표 2개월 자격 정지 처분이 내려졌고 내년 2월 베이징겨울올림픽 출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이 지난 10월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그리스 출국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

안산(20·광주여대)은 도쿄올림픽에서 혼성 단체전, 개인전, 단체전을 휩쓸면서 한국 여름올림픽 참가 사상 첫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혼성 단체전에서는 남자 대표팀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과 함께 출전해 ‘막내온탑’을 제대로 보여줬다. 양궁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내면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 밖에도 펜싱 사브르 대표팀의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은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하며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메달 시상대 위에 올랐다.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오른쪽)이 7월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단체전 결승전에서 10점을 쏜 뒤 안산과 주먹을 맞대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4.

한국은 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야구에서 정상 수성을 노렸으나 4위에 머물렀다. 대회 참가 직전 엔씨(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긴 게 드러나며 대표팀 선수가 교체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게 컸다. 대표팀 부진은 그대로 리그 인기 하락으로 이어졌고,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스포츠 중계방송 4사가 KBO와 10개 구단에 손해 배상을 요청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야구와 달리 도쿄올림픽 4위에 오른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5), 다이빙 남자 우하람(23), 배드민턴 여자 복식 이소희(27)-신승찬(27), 근대5종 정진화(32) 등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아 대조를 이뤘다.

우상혁이 8월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높이뛰기 결선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운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5.

고진영(26)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5승을 거뒀다. 그 결과 3년 연속 시즌 상금 1위(350만2161달러)에 올랐고, 2019년에 이어 ‘올해의 선수’로도 뽑혔다. 한국 선수가 엘피지에이에서 상금왕 3연패를 한 것도, ‘올해의 선수’에 두 차례 선정된 것도 고진영이 처음이다. 고진영은 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의 엘피지에이 투어 통산 200승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한편, 프로축구 전북 현대는 울산 현대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전무후무한 K리그1 5연패를 달성했다.

고진영이 7월5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 더 콜리니에서 열린 엘피지에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더 콜로니/AP 연합뉴스

6.

2000년부터 21년 동안 인천에 둥지를 틀었던 에스케이(SK) 와이번스가 신세계이마트그룹에 매각됐다. 매각 대금은 1352억8000만원.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 금액이었다. 인천을 연고로 한 6번째 팀인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는 현역 빅리거 추신수(40)를 최고 연봉(27억원)으로 영입하며 화려하게 프로야구계에 입성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선발진이 무너진 가운데 순위 경쟁을 이어가면서 6위로 창단 해를 마무리했다. 프로농구에서도 팀 매각이 있었는데 전자랜드(인천)가 한국가스공사(대구)에 팔렸다.

추신수(SSG 랜더스)가 10월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엘지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서 4회초 우중월 투런포(시즌 20호)를 터뜨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추신수는 이 홈런으로 리그 최고령(만 39살 2개월 22일) 20홈런-20도루 기록을 갈아치웠다. SSG 랜더스 제공

7.

토트넘 홋스퍼 등번호 ‘7번’의 기세는 여전했다. 손흥민(29)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0~2021시즌 동안 17골을 터뜨려 2016~2017시즌(14골)을 뛰어넘는 개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세웠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유럽리그 최다 골' 타이기록이기도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골 1도움 등을 포함해 2020~2021시즌 공식전 22골 17도움. 2021~2022시즌에도 28일 현재 리그 8골 2도움, 공식전 9골 3도움으로 펄펄 날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2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와 경기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8.

프로야구 막내 구단 케이티(KT) 위즈가 팀 창단 8년 만에 정상에 섰다. 1군리그 진입 7시즌 만에 통합우승을 거머쥐었는데 그 과정이 가시밭길이었다. 시즌 내내 선두권을 달리다가 10월에 위기가 찾아왔고 삼성 라이온즈에 1위 자리를 잠시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타이브레이크를 성사시켰고 1-0으로 승리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시즌 4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전 전승을 거두면서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경수(37)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 투혼을 불사르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케이티 위즈 박경수가 11월18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그라운드로 목발을 짚고 나가 기다리고 있던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9.

도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은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 신화를 일궈낸 여자배구였다. 브라질과 준결승전 시청률이 방송 3사 합계 38.1%로 전 종목 최고였다. 여자배구는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과 강소휘(24·GS칼텍스)의 발목 수술로 반쪽이 된 전력으로 올림픽 4강을 일궈냈다. 김연경(33·상하이)을 중심으로 김희진(30·IBK기업은행), 박정아(28·한국도로공사), 양효진(32·현대건설) 등이 똘똘 뭉치면서 강호들을 연달아 제압하는 모습에 온 국민이 환호를 보냈다. 세계 13위였던 한국은 8강전에서 세계 4위 터키를 잡아내는 명승부를 펼치기도 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지난 7월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끝난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10.

황선우(18·수영), 김제덕(양궁), 신유빈(17·탁구), 안세영(19·배드민턴) 등 겁 없고 유쾌한 10대들이 대거 등장했다. 황선우는 도쿄올림픽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고 200m에서는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활을 쏘기 전에 ‘파이팅’을 외치던 김제덕은 남자 양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등극했고 신유빈은 작은 몸짓으로 세계 톱랭커들과 당당히 겨루면서 기대주로 평가 받았다. 안세영은 막판 세계 대회에서 3주 연속 우승하면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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