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X이정재 사업으로 본 K-콘텐츠 투자의 이면 [엔터-Biz]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바늘과 실처럼 뗄 수 없는 사이인 배우 이정재, 정우성은 스타의 우정을 언급할 때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이들이다. 회사를 함께 운영하는 것도 모자라 같은 빌라에 거주하며 ‘청담동 부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니 각별한 사이임은 분명하다.
사실 업계에서 이정재, 정우성은 ‘투자 잘하는 사업가'로 불린다. 이들이 유독 절친한 사이가 된 건 비즈니스 목표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인데 두 사람은 2016년 매니지먼트사 아티스트 컴퍼니를 설립한 후 손을 잡고 다방면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정재X정우성X하정우와 비트코인
세 사람 이름값에 몰린 개미들, 차익 누린 건 셋
대표적인 예가 2017년 블록체인 시장과 관련한 투자다. 소속 배우 영입에 직접 나서는 등 아티스트 컴퍼니의 사업을 주도하던 이정재, 정우성은 2017년 돌연 연예계와 아무런 연고가 없고, 매니지먼트와 관련된 이력이 전무한 인물을 대표로 선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엔 개념조차 낯선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거래소 빗썸의 최대주주인 사업가 김재욱 씨를 대표로 선임한 것이다. 여기엔 비트코인 시장에 일찍 눈을 뜬 일부 배우들의 발 빠른 계산이 이유로 작용했다.
그 해 이정재, 정우성은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한 회사인 비덴트에 수 십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두 사람은 디지털방송장비 제조사인 비덴트에 각각 10억 원씩, 20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곳은 당시 김 씨가 대표이사를 지낸 곳으로 빗썸의 주요 주주사 중 한 곳이기도 했다. 이정재, 정우성은 본인 뿐 아니라 아티스트 컴퍼니 회사명으로도 비덴트에 5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회사에 소속된 배우 하정우 역시 5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덴트에 '올인'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비덴트는 2017년 거래정지를 당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회사였다. 종이조각이 될 뻔한 비덴트의 주식은 이정재, 정우성, 하정우라는 쟁쟁한 스타들의 투자 소문에 힘 입어 거래 재개 첫 날 주가가 두 배로 급등했다. 회사는 김 씨의 권유로 이정재, 정우성, 하정우가 투자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외부에서는 이정재, 정우성이 비덴트 거래 재개 직전 김 씨를 아티스트 수장으로 선임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거물급 연예인이 움직였다는 소식에 비덴트의 주가는 뛰어올랐고, 빗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정재, 정우성, 하정우는 덕분에 상당한 액수의 시세 차익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수혜자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아닌 거래소 투자자들이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될 사람은 된다? 이정재, 빗썸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돈방석
비트코인으로 시작된 이들의 인연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이어졌다. 돈이 돈을 낳는다는 법칙이 고스란히 적용됐다.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으로 소위 대박을 치면서 이들과 연관된 회사들이 관련주로 주목받으며 급등한 것이다.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의 제작사는 싸이런 픽처스로 비상장사다. 정작 재미를 본 건 드라마와 큰 연관이 없는 제작사 버킷 스튜디오였다. 버킷 스튜디오는 현재 아티스트컴퍼니의 지분(15%)을 소유하고 있으니 이정재, 정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2천 원대에 불과했던 이 제작사의 주가는 ‘오징어 게임’ 후 8천 원대까지 치솟았다. 또 버킷 스튜디오는 올해 중반 빗썸과 비덴트로부터 400억 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 받고 라이브 커머스(더립, 빗썸라이브) 시장에 진출했다.
세계 콘텐츠 시장의 지형을 바꾼 OTT의 등장과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K-제작사들의 몸값을 올려놨다. 버킷 스튜디오는 '오징어 게임'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주연 배우인 이정재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단기 차익 실현을 꿈꾸는 개미들이 K-콘텐츠 테마주에 몰리기 시작했고, 심지어 K-콘텐츠와 어떤 연관성도 찾을 수 없는 비덴트, 빗썸과 관련된 사업에도 관심이 쏟아졌다.

정우성X이정재는 왜 '고요의 바다' 공개 직전 경영권을 팔았나
한 사람의 성공이 반사 이익이 되는 공동체 운명을 지닌 이정재, 정우성의 욕심은 ‘오징어 게임’ 후 더욱 커졌을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고요의 바다' 공개를 앞둔 이들은 제2의 ‘오징어 게임’을 꿈꿨다. K-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글로벌로 확대됐으니 신이 내린 타이밍이었다. 기회를 포착한 두 사람은 ‘고요의 바다’ 공개일 이틀 전인 지난 22일 국내 모바일게임사 컴투스의 자회사 위지윅 스튜디오가 아티스트컴퍼니의 지분 51%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컴투스와 위지윅 스튜디오는 각각 250억 원, 800억 원 등 총 1,050억 원을 투자해 아티스트 컴퍼니와 아티스트 스튜디오를 자회사로 둔 신생회사 아티스트홀딩스를 세운다. 이정재와 정우성 역시 아티스트홀딩스의 주요 주주로 참여,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컴투스와 아티스트컴퍼니는 당일 보도자료를 통해 스타급 소속 배우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앞으로 진행할 사업들을 홍보했고 관련주는 엔터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이정재, 정우성은 2017년 상장폐지 위기의 비덴트가 코스닥에 거래 재개되기 직전 관련 인물인 김 씨를 아티스트 대표 자리에 앉혔고, 이것이 개미들의 입소문을 자극하면서 큰 수혜를 입은 바 있다. 이번 인수 발표 역시 ‘타이밍’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위지윅 스튜디오의 주가는 상승세를 그렸다. 3만원 대에서 4만원 대로 주가가 상승하더니 공개 당일인 24일에는 4만 7천 원대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뚜껑을 연 ‘고요의 바다’는 오징어가 될 수 없었다. 정우성 제작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공유, 배두나의 지원 사격, 회당 25~30억 원가량의 높은 제작비에도 불구 평가가 엇갈렸다. 호평 보다는 혹평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외신들의 신랄한 비판도 줄을 이었다. 실망은 곧바로 시장에 반영됐다. 위지윅 스튜디오는 3만 원대로 하한가를 그렸고 아티스트 컴퍼니와 정우성, 이정재의 브랜드 네임을 믿었던 개미들의 원망글이 줄을 잇고 있다.
조정 받는 테마주, 놀란 개미들
엔터 시장의 주인은 결국 콘텐츠
‘오징어 게임’ 관련주도 조정을 받았다. K콘텐츠의 자체적 힘을 믿고 일찌감치 관련주에 투자한 이들은 재미를 봤겠지만 일시에 몰린 개미들은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11월 초 8천500 원대에 거래된 버킷 스튜디오의 주가는 5천 원대로 내려앉았다. 조정은 예상된 일이지만 그 폭이 크고, 하락의 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버킷 스튜디오는 화제성과 무관하게 올해 2,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고요의 바다' 사례에 앞서 기억해야 할 또 다른 작품이 있다. tvN 드라마 '지리산'이다. 넷플릭스 국내 첫 오리지널작인 '킹덤'을 성공시킨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김은희 작가와 다시 손잡은 '지리산'에 전지현, 주지훈을 캐스팅하면서 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드라마는 엉성한 CG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완성도를 보여줬고, 제작사의 주가는 1회 만에 곤두박질쳤다. '킹덤'의 성공에도 에이스토리 역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리산'으로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타 제작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OTT의 등장으로 제작사의 위상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후진적 수익구조는 제자리 걸음이다. 글로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K-콘텐츠의 화제성과 시장에 괴리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접근 방식에도 변화는 필요하다. 엔터 시장의 주인은 스타가 아니다. 실망스런 콘텐츠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도 이들은 잃는 게 없다. 그러나 개미는 사정이 다르지 않은가. 스타의 이름값과 이들의 움직임을 따라 순진하게 올인했다간 말 그대로 큰코다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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