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잘보이려 경력 부풀려.. 남편 지지 거두지 말아달라"
유산 등 개인사 털어놓고 호소
남편 대통령 돼도 아내 역할만
선대위 "선거운동 불참은 아냐"
朴 사면 등 추가된 이슈도 부담
尹 "저도 아내와 꼭 같은 마음"
김씨의 전격적인 대국민사과는 자신을 둘러싼 허위 경력 기재 논란이 대선 정국의 핫이슈로 떠오르는 데다 '공정과 정의'를 대표 브랜드로 내세운 윤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당초 김씨의 직접적인 사과문 발표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주변 참모들까지 적극 설득에 나서자 결국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비난받는 현실 가슴 무너져"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며 "과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에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적극적인 윤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보다는, 자숙하는 의미에서 공개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숨은 내조를 펼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씨는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다시 한번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결혼 후 유산했던 개인사를 털어놓은 김씨는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질의응답 없이 퇴장했다. 향후 대선 기간, 공개활동 여부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김씨가) 남은 기간 선거운동을 하지않겠다는 말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여러 의혹과 문제들, 그리고 국민들께서 염려하시는 것 대해서 진심을 담아 사과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에둘러 답했다.
■조기 진화 설득..尹 후보 결단
김씨의 이날 대국민 사과는 더이상 논란이 확산되기전인 연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선대위 내 압도적인 여론이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배우자의 직접 사과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윤 후보자도 결국 수용했다는 설명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올해를 넘겨선 절대 안된다는 의견이 절대적이었다"며 "연내 남은 시간이 별로 없고, 평일 보다 주말에 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여서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후보께서 역대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가 직접 사과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배우자의 직접 사과가 쉽지않을 것이란 취지의 말을 했다"며 "하지만 그동안 후보를 아끼는 많은 분들이 후보께 (배우자 직접 사과) 그런 말씀을 하셨고 후보께서도 직접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상의 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윤 후보가 헤쳐나가야할 이슈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악재 털어내기 차원에서 김씨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석열 후보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제 아내가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저도 꼭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는 김씨와의 공개 행보 여부에 대해 침묵한 가운데 김씨가 당선시 영부인 활동을 자제할지에 대해서도 "(부인이) 이야기한대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김씨 발언과 관련, 이 수석대변인은 "(향후 윤 후보 당선시) 영부인 역할을 하겠다, 안하겠다 까지는 아니다"라며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로서 공개석상에 나타날 일들이 있지않나. 그런 것들은 나름대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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