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면 대박" 호평에 진짜 '개발'..'부활' 쌍용차 정통 코란도, 출시 일정은[세상만車]
KR10 디자인 잇단 호평, 본격 개발
J100 U100 뒤이어 2024년쯤 출시
내연기관 모델 먼저, 전기차도 나와
[세상만車] "코란도의 진짜 부활" "이대로 나오면 대박" "이렇게 나오면 역작" "그래 바로 이 모습이야".
쌍용자동차가 지난 7월 공개한 'KR10' 디자인 스케치를 다룬 기사 <진작 이렇게 나오지…차세대 코란도, 원조와 비교해보니>에 달린 댓글들이다. 생존 위기에 처한 쌍용차를 다시 일으켜 세울 기대작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이유가 있다. KR10은 코란도 마니아들이 10년 넘게 원했던 '정통 하드코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기 때문이다.
2011년 출시된 4세대 코란도C, 2019년부터 현재까지 판매되는 5세대 코란도는 도심형 '소프트코어 SUV'에 해당한다.
오프로더 성향의 정통 하드코어 SUV를 추구했던 코란도 마니아들은 2005년 단종된 3세대 모델까지만 '진짜 코란도'로 여긴다.
쌍용차는 예상을 뛰어넘는 KR10 호평에 바로 반응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기업회생 절차로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디자인 스케치 차원을 넘어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디자인 스케치 공개 당시에는 개발 여부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제는 개발 중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출시 시점에 대해서도 힌트를 제공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23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KR10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현재 개발에 들어간 상태"라며 "무쏘 후속인 J100, J100의 전기차 버전인 U100을 선보인 다음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 J100, 2023년 U100 출시가 예정된 데다 신차 개발 기간까지 감안하면 2024~2025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KR10은 J100처럼 내연기관 차량으로 먼저 선보인 뒤 전기차 버전으로도 나온다.
KR10 개발 확정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 대세 바람을 타고 단종됐던 정통 오프로더들이 잇달아 부활하는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국내에 출시 예정인 포드 브롱코가 대표적이다. 포드 브롱코는 미국 오프로더 시장을 장악한 지프(Jeep)의 대항마로 1966년 출시됐다.
하드코어 오프로더로 인기를 끌었지만 도심형 SUV 시대가 오면서 존재감이 약화됐다. 결국 출시 30년 만인 1996년 단종됐다.
포드는 2010년대 후반 들어 자동차 기술 발달과 SUV 시장 성장세에 맞춰 단종됐던 브롱코를 지난해 되살렸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을 중요하게 여기고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해서다.
토요타 정통 오프로더인 FJ크루저도 소형 전기 오프로더로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R10은 디자인 스케치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된다. KR10은 쌍용차의 새로운 디자인 비전 및 철학 'Powered by Toughness'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구조적 강인함(Robust Architecture), 예상 밖의 기쁨(Unexpected Delight), 강렬한 대비(Vibrant Contrast), 자연과의 교감(Communion with Nature) 4가지의 조형적 아이덴티티를 기본으로 삼았다.
'구조적 강인함'은 단순한 형태의 아름다움을 탈피해 강인한 구조의 형태와 디테일한 조형미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예상 밖의 기쁨'은 이동수단 이상의 가치를 구현한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뜻이다.
'강렬한 대비'는 색감, 질감, 조형 등의 미학적 요소 간의 대비를 통해 강인한 SUV 본연의 특징을 표현하겠다는 의미다.
'자연과의 교감'은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뤄 고객에게 감성적 가치까지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다.
디자인에는 코란도(KORANDO) 차명을 풀어쓴 'Korean Can Do' 의지도 담았다. 국산차 브랜드가 존재감이 약했던 시절 "그래 우리도 멋진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각오를 다지고 자신감을 심어줬던 문장이다.
쌍용차는 KR10이 강인함의 상징이었던 코란도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코란도 1~3세대 디자인도 계승했다.
스케치를 보면 한눈에 쌍용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코란도 3세대(1996~2005년) 후속이라 파악할 정도로 유사하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공격성을 드러낸 범퍼, 다부진 차체에서 '혈연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릴에 적용한 크롬 바 5개는 2세대 코란도(1983~1996년)에서 가져왔다. 요철 형태로 각진 뒷모습은 코란도에 영향을 준 '오프로더 원조' 지프(Jeep)를 닮았다.
기존 3세대 코란도에 적용했던 완만한 곡선을 직선으로 변경해 강렬하면서 강인한 '각진 매력'도 강조했다.
이강 쌍용차 디자인센터 상무는 "J100과 KR10을 통해 쌍용차가 나아갈 미래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출발선에 서 있다"며 "앞으로 쌍용차는 독창적인 정통 SUV 본질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객감동 실현을 위해 브랜드를 계승,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R10 디자인은 생존 위기에 처한 쌍용차가 하루아침에 뚝딱 그려서 내놓은 게 아니다. 쌍용차 콘셉트카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쌍용은 코란도로 전성시대를 연 1990년대 초중반 20~30년을 내다본 콘셉트카를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미래를 내다본 'SUV 예지력'이다.
20년 전에 등장했지만 현재 20대도 반할 정도로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정통 오프로더 '아마오'와 SUV 오픈카 '라오켄'이다. 두 콘셉트카는 코란도와 KR10을 이어주는 징검다리다.
아마오는 '20대 드림카'가 되겠다는 목표로 개발됐다. 다크 블루와 코발트블루 컬러를 내·외장에 적용했다.
루프에서 테일게이트로 이어지는 일체형 롤바는 스포티한 멋을 발산한다. 스페어타이어 커버는 테일게이트에 장착됐다. 지프형 SUV의 특징이다.
크롬 바를 세로로 6개 적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렬하면서도 깔끔하다. 지프 패밀리 룩인 7개의 슬롯 그릴과 닮았다.
와일드한 휠아치 몰딩과 프런트 펜더는 역동성에 초점을 맞췄다. 야영이나 비상 상황 때를 대비해 탐조등(서치라이트)도 오프로더 감성을 향상시킨다.
라오켄은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처럼 오픈카 형태의 SUV다. 루프와 사이드 도어가 없는 개방형 2인승 모델이다. 라오켄은 각진 매력을 추구하는 기존 오프로더와 달리 동글동글하면서 볼륨감 넘치는 외모가 특징이다.
전면부에는 3선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로젝션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헤드램프와 같은 수평선상에 배치된 범퍼 내장형 포그램프는 원형으로 디자인됐다. 프런트 윈도에서 중앙을 지나 트렁크 하단까지 이어지는 롤바는 야성미와 함께 스포티한 매력도 발산한다.
얇과 작은 스티어링휠은 산뜻하다. 시트와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투명 소재를 적용해 우주선에 탑승한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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