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 대도 뒤론 손잡는 미·프..한·일은 '국익중심' 왜 안될까 [뉴스원샷]

이철재 입력 2021. 12. 25. 05:00 수정 2021. 12. 2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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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군사안보연구소장의 픽 : EMALS와AAG

미국 국무부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에 전자기식 캐터펄트(EMALS)와 첨단 어레스팅 기어(AAG), 관련 장비를 파는 내용의 계약을 승인했다. 계약 액수는 13억 2100만 달러라고 한다.

미국 해군의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오른쪽)과 프랑스 해군의 항공모함 샤를드골함이 지난 5월 지중해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 해군


EMALS는 활주로가 짧은 항공모함에서 항공기의 이륙을 돕는 장치다. 캐터펄트는 새총처럼 항공기를 쏜다. 지금까진 증기로 캐터펄트를 움직였는데, EMALS는 전자기 반발력으로 가동한다.

반대로 AAG는 항공기 착륙 장치다.워터 터빈으로 에너지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항공기를 잡아 멈추게 한다. EMALS나 AAG는 최첨단 장치다. 미국 해군에서도 최신 포드급 항모에만 달려 있다. 프랑스는 미제 EMALS와AAG를 차기 항모에 탑재할 계획이다.

그런데…. 미국과 프랑스는 요즘 껄끄러운 사이다. 프랑스가 공들여 따낸 호주 잠수함 건조 사업을 미국과 영국이 손잡고 가로챘다. 호주ㆍ영국ㆍ미국은 오커스(AUKUS) 삼각 동맹을 맺었다. 프랑스는 ‘미국이 등에 칼을 꽂았다’고 반발하면서 주미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여전치 미국을 마뜩잖은 눈으로 본다. 미국이 주도하는 베이징 겨울 올림픽 보이콧에 프랑스는 빠지겠다고 밝혔다.

미ㆍ프 관계가 냉담한데도, 미국과 프랑스는 첨단장비와 거금을 맞바꾸려 한다. 물론, 미국이 프랑스를 달래려는 의도의 거래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 역시 미국을 적극적으로 내치려고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지중해에서 2주간 열린 다국적 연합 해상 훈련인 폴라리스 21을 보면 그렇다.

이 훈련은 프랑스가 주관한다. 미국ㆍ영국ㆍ이탈리아ㆍ스페인ㆍ그리스 등 5개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참가했다. 24척의 함정과 6000명이 동원됐다. 그런데, 미국과 영국도 오커스 때문에 프랑스가 싸잡아 비난했던 나라들이다.

심지어 영국의 가디언은 ‘영국과 프랑스는 오커스 이후 정치ㆍ외교적 관계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그러나 군사 관계는 아직 굳건하다’고 보도했다. 앞에선 설전을 벌였지만, 뒤에선 조용히 군사훈련을 함께 하는 게 국제 정치의 엄연한 현실이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과 프랑스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면 자연스럽게 한ㆍ일 관계를 떠올린다. 양국은 역사 문제, 통상 분쟁뿐만 아니라 군사 갈등도 겪고 있다.

물론, 해상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 사건에 대해 일본은 책임 회피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ㆍ일 관계를 내버려 두는 게 한국의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최소한 일본과의 전략적 의사소통 채널은 터놓아야 하지 않을까.

이철재 군사안보연구소장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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