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골대 2번' 박항서호, 태국에 0-2 패배.. 결승행 적신호 [스즈키컵]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2021. 12. 2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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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박항서 감독.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동남아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박항서호를 골대가 두 번이나 막아섰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싱가포르 칼랑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세안 축구연맹(AFF) 스즈키컵 태국과의 준결승 1차전에서 0-2로 패했다.

베트남은 앞선 조별리그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나란히 3승 1무(승점 10점)을 기록했다. 골득실(+9)까지 같았지만 다득점(인도네시아 13득점, 베트남 9득점)에서 밀려 B조 2위에 그쳤다. 결국 A조 1위 태국(4전 전승)을 만나는 부담감을 안고 이날 경기에 임했다. 스즈키컵 통산 최다 우승국(5회)에 빛나는 태국은 쉽지 않은 상대였고, 베트남은 라이벌에 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태국이 일찌감치 리드를 안았다. 전반 14분 베트남 응우옌 퐁 홍 주이의 치명적인 실수가 발단이었다. 퐁 홍 주이가 미끄러지면서 흘린 공을 ‘태국 메시’ 차나팁 송크락신이 놓치지 않았다. 송크락신과 쩐 응우옌 마인 골키퍼가 함께 공을 향해 쇄도했지만 송크락신이 미세하게 더 빨랐다. 공은 송크락신의 왼발을 거쳐 빈 골대로 굴러가며 태국의 선취골이 완성됐다.

기세를 탄 태국은 추가골까지 기록했다. 또다시 ‘태국 메시’가 상황을 주도했다. 전반 23분 송크락신은 베트남 진영 중원에서 볼을 소유한 후, 팀 동료들과 두 번의 2대1 패스로 베트남 수비진을 헤집었다. 완벽한 티키타카로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든 송크락신은 침착한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베트남 골망을 갈랐고 태국은 2-0으로 넉넉히 앞섰다.

베트남은 전반 34분 골문 약 30m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으며 만회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응우옌 꽝 하이가 왼발로 감각적으로 감아찬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고 벗어나면서 박항서 감독은 아쉬움을 삼켰다.

준결승 1차전에서 2골을 기록한 차나팁 송크락신(가운데). ⓒAFPBBNews = News1

후반전에 접어들며 박항서 감독은 적극적인 교체 카드로 반전을 노렸다. 응우옌 띠엔 링, 판 반 득이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13분에는 이날 경기력이 좋지 않은 '에이스' 응우옌 꽁 푸엉을 하 득 찐과 과감히 교체시키는 승부수도 띄웠다.

박 감독의 바람 대로 하 득 찐은 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22분 상대 진영 좌측 엔드라인 부근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볼을 따냈고, 중원에서 버티고 있는 꽝 하이에게 양질의 패스를 제공했다. 완벽한 슈팅 찬스에서 꽝 하이가 멋진 왼발 감아차기로 태국 골문을 겨냥했다. 하지만 이 슈팅은 전반에 이어 또다시 골대로 향했다. 두 번이나 골대가 꽝 하이를 막아섰고, 베트남은 불운에 고개를 숙였다.

베트남은 후반 40분 상대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0-3이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결국 만회골에는 실패했다. 2차전을 감안하면 단 1득점이라도 필요했지만 걸어잠근 태국의 골문을 뚫지 못했고 경기는 그렇게 0-2로 마무리 됐다.

베트남 박항서 감독(왼쪽)과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이번 스즈키컵 준결승이 한국 축구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결승에서 ‘코리안 감독 더비’가 열릴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준결승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싱가포르를,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태국을 꺾는다면 두 감독의 자존심 대결을 조별리그에 이어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2일 준결승 1차전에서 싱가포르와 1-1로 비겼기에 2차전에 희망을 걸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이 이날 태국에 0-2로 완패하면서 더비 성사 가능성은 낮아졌다. 위기에 빠진 박항서 감독은 이제 기적이 필요하다.

‘코리안 감독 더비’ 성사 여부는 준결승 2차전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오는 25일 오후 9시 30분 싱가포르와 준결승 2차전을, 베트남은 오는 26일 오후 9시 30분에 태국과 2차전을 펼친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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