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당 때린 이재명 "국민 정말 아픈데 문제 못느껴..느리기까지"

"제일 못살고 어려울 때 자유 열망 더 컸다" 尹 '극빈층 자유' 발언 비판
"전당대회 '당원 의사 90%' 비정상적 구조 바꿔야..열린민주당은 함께 할 식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시티클럽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당원 토크 콘서트'에서 함께 인사하고 있다. 2021.12.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이준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국민은 문제라고 느끼는데 본인들은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다"며 더불어민주당을 재차 채찍질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시티클럽에서 열린민주당 개혁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은 정말 아프고 고통스러운데 그것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이 후보를 비롯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손혜원 전 의원,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1부에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열린민주당 인사들과 등과 대담했고, 이 후보는 2부에 등장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여의도를 벗어난 정치인을 원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 "여의도 출신이 아니더라도 같이 취급을 안 해줬으면 좋겠다. 같은 한국 사람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니까"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거리를 뒀다.

이어 그는 "당원과 국민은 우리를 위해 복무하는 정치를 바라는데 실제로는 그런 게 결여돼 있다"며 "여의도 국회의원 하면 왠지 그냥 기득권층 같은 느낌도 들고 최근 당에 가까이 가니까 너무 느리다고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입장에서 보면 간단히 하면 되는 일을 왜 복잡하게 하는지 이해 안 되는 게 있는데, 그런 것을 좀 바꿔보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원내 지도부와 입법추진 간담회를 열어 입법 부진을 질책하고, 핵심 법안은 패스트트랙과 안건조정위를 활용해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 후보는 "빨리해야 하는데 속도가 너무 느린 점들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고쳐보려 하고, 그런 노력들을 조금은 '진짜인가' 하며 인정하는 느낌이 있는 듯하다"고 자평했다.

이 후보는 '극빈하고 배운 게 없으면 자유가 뭔지 모른다'는 윤 후보의 발언을 자신의 경험을 인용해 비판했다. 그는 "제가 15살 때 아이스크림 냉장고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다. 고참들이 놀러 가는데 우리는 못 나가게 철문을 닫아놨다"며 "그게 구속이지 않나. 그때 다시는 갇힌 생활하지 않겠다, 갇혀서 노동하지 않겠다는 게 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자유에 대한 열망 아닌가. 그때가 제일 못 배웠을 때인데 초교 졸업 후 다음 해였으니까"라며 "제일 못살고 어려울 때 오히려 자유에 대한 열망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내년 대선에 대해 "이 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역사적 대회전"이라며 "원래 우리 민주개혁진영은 전통적으로, 본질적으로 열세다.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거기다 언론 환경이 매우 나쁜 상황이고, 사법권력도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아 이기는 게 쉽지 않다"며 "결코 내년 대선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개혁진보진영의 문제기도 하지만 이 나라 근본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이 후보는 열린민주당의 능동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민주당도 사실 좀 변해야 한다. 국민과 당원 의사가 관철되는 정당조직으로 바꿔야 한다"며 "당 지도부 선거시스템이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당원 5%, 이런 비정상적 구조가 어딨냐, 비민주적인 것을 바꾸자고 제안하고 있고 아마 그렇게 바뀔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후보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합당 논의에 대해 "우리가 잠시 헤어졌지만 함께할 한 식구"라며 "언제나 목적이 중요하고 수단·과정은 변형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 삶의 입장에서 어떤 게 바람직한지 대국적으로 더 멀리 더 길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