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CATL의 뒤엔 中 공산당 간부들 있다"

류정 기자 2021. 12. 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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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고향인 푸젠성 출신 쩡위췬이 설립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중국 CATL에 중국 공산당 핵심 인물과 연관된 펀드들이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한 회사가 전기차 배터리를 독점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정부는 아낌없는 보조금과 CATL에 유리한 규제로 이 회사의 성장을 도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CATL의 성장은 중국 공산당의 거대한 계획에 따른 것이며, 핵심 인물들이 간접적으로 투자에 연루돼 있다는 취지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배터리업계에선 “미국이 세계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는 중국 배터리 공급망을 견제하려 부당한 지원을 이유로 CATL에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CATL이 ‘제2의 화웨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쩌민 전 주석, 원자바오 전 총리 주변 인물 투자

CATL은 2018년 기업공개 이전 소수의 투자자에게만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중 CATL에 1억달러(약 12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지분 1.2%를 확보한 펀드 ‘궈카이보유’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손자가 공동 설립한 사모펀드가 운영하고 있다. 이 투자에는 또 다른 파트너로 ‘내셔널트러스트’라는 회사의 금융 계열사가 참여했는데, ‘내셔널트러스트’는 과거 다른 투자에서 원자바오 전 총리 일가와 협력한 적이 있다. 원자바오 전 총리의 ‘패밀리 비즈니스’와 관련된 측근이 내셔널트러스트 지분 일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또 CATL 창업자인 쩡위췬 회장이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고향’으로 알려진 푸젠성의 닝더 출신임을 지적하며, 닝더에 본사가 있는 CATL의 간부 중에는 이 지역 출신이 많다고 보도했다. 다만 실제 시 주석과 CATL의 관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또 취재 과정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의 이름도 발견했다. 헌터가 작년 4월까지 이사로 재직했던 중국의 투자 회사 BHR은 2016년 CATL의 지분 0.4%를 취득했고, 2019년 이 지분을 처분할 당시 지분 가치는 5배로 급등했다는 것이다. 다만 헌터 바이든의 구체적 역할은 확인되지 않았다.

◇CATL, ‘제2의 화웨이’ 될까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자국 배터리업체를 집중 육성해왔다. 이 때문에 LG·삼성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에 공장을 지어놓고도, 수주를 하지 못해 공장을 장기간 놀려야 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발표한 시기는 CATL이 본격 생산을 시작한 시기와 겹친다. 이 같은 정책이 발표되자, 2016년 GM은 중국 수출용 차 배터리 납품업체를 LG에서 CATL로 교체했다. GM뿐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CATL 배터리를 대거 장착하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올 3분기 CATL의 최대 글로벌 고객이었으며, 스텔란티스·폴크스바겐·BMW·벤츠 등 거의 모든 완성차업체가 CATL 배터리를 쓰고 있다.

CATL 시가총액은 2200억달러(약 261조원)로 자동차 메이커 시총 2위인 도요타(2500억달러)에 육박한다. 국내 배터리 1위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겨우 적자에서 벗어난 것과 달리, CATL은 2011년 설립 이후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으며 해마다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CATL은 리튬·코발트·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료를 생산하는 광산이나 공장에 적극 투자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을 장악해 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세기 산유국들이 석유로 미국을 견제했던 것처럼, 미국은 21세기엔 중국이 배터리로 미국 자동차 산업을 통제할 가능성을 두려워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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