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성초이 작가 "'구경이'는 절망 속에서 사랑을 놓지 않으려는 안간힘" [단독인터뷰 ①]

하경헌 기자 2021. 12.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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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JTBC 드라마 ‘구경이’의 한 장면. 사진 키이스트, 그룹에이트, JTBC스튜디오


‘이상한 드라마’ JTBC ‘구경이’의 뒤에는 연출자 이정흠PD마저도 ‘이상한 이야기’라고 칭한 대본이 있었다. ‘구경이’를 쓴 성초이 작가는 사실 작가 개인 한 명이 아닌 복수의 작가로 구성된 작가팀이다. 외부에 알려진 정보라고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라는 것만 빼고는 이름, 성별, 나이 등 어느 것도 공개돼 있지 않다.

굳이 ‘이상한 드라마’로 명명한 ‘구경이’에 많은 의미를 해석하고, 주석을 다는 일은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으로는 그다지 좋지 않다. 그래도 좀 더 안다면 작품의 여운을 즐길만한 소소한 정보들은 있다. 성초이 작가는 ‘스포츠경향’과의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극을 둘러싼 이야기와 제작 비화 그리고 시즌 2의 가능성까지를 기꺼이 답했다. 이하 성초이 작가와의 일문일답.

- ‘구경이’를 마친 소감은? 당초 의도했던 이야기의 몇% 정도를 대본을 통해 표현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지?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탈고를 한 지 오래 되었기에 시청자의 마음으로 함께 보는 재미가 있었다. 부족한 대본을 재미있는 연출과 완벽한 연기로 잘 표현해주셔서 더 풍부한 드라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출연해주셨던 모든 분들과 촬영을 하느라 힘써주신 모든 스탭분들께 감사할 뿐이다.”

- 굉장히 독특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구경이’를 기획했던 이유는? 결국 ‘구경이’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였을까?

“ 기존에 각자가 하고 있던 시나리오 작업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 날 투자가 확정되어서 제작에 들어간다는 시나리오 수 편을 받아 읽는데 하나같이 1씬에서 여자가 죽거나 다치는 장면이 나오더라. 스릴러 장르의 시나리오에서는 항상 남자 사이코패스 살인마들이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는 지문이 있었고.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 내가 보고 싶은 것에 대한 갈망이 작품을 기획하는 동력이 되었다. 결국 ‘구경이’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였을까. 종방한 지금에도 서로 이야기하면서 찾아나가고 있다. 지금 생각은, ‘구경이’는 인류애나 살 의지를 잃어가는 상황 속에서 ‘사랑’을 놓지 않으려는 안간힘이다.”

- 출세욕,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 등 일반적인 사람들의 욕망을 가진 나제희를 제외하고. ‘구경이’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이상했다. 각 인물을 설정하면서 포인트로 잡았던 요소를 하나씩 들어본다면?

“한 인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측면에 집중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허술해 보이는 김부장님의 살벌한 이면을 표현하면서도 맛집 블로거 설정을 부여한 것이 그렇다. 무엇보다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건 사람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는 것. 초반에 구경이와 나제희를 내심 무시했던 경수가 이들을 따르게 되는 것, 가까운 사람마저 의심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던 구경이가 조사B팀에게 곁을 내주게 된 것 등이 그런 변화의 일부라고 볼 수 있겠다.”

JTBC 드라마 ‘구경이’의 한 장면. 사진 키이스트, 그룹에이트, JTBC스튜디오


- 구경이도 구경이지만 케이 캐릭터가 한국 드라마사에서 전대미문의 인물이었던 것 같다. 결국 작품의 주제와 맞닿은 인물이었을 텐데 케이 캐릭터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현실 세계와 가장 거리가 먼 케이라는 인물은, 일종의 거울이라고 생각했다. 집단 무의식이 빚어낸 형상이랄까. 케이를 통해서 왜 사람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는지, 지금 뭐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지를 같이 생각해봤으면 했다.”

- 캐스팅 관련 비화가 궁금한데. 이영애를 비롯한 배우들을 각 캐릭터에 맞추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나제희 역을 맡은 곽선영 배우님께는 그런 말씀을 드리기도 했는데, 결국에 배우가 캐릭터를 완성하는 또다른 작가임을 이번 작품을 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배우 본인 뿐만아니라 주변 스탭들 모두가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써주었다. 작품이 결정되고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이영애 배우님은 일부러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셨는데, 보는 순간 ‘구경이’ 라는 느낌이 들어서 작가로써 더 이상 보탤 것이 없었다. 케이 역할의 경우에는 대본을 쓸 때부터 상당히 까다로운 연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김혜준 배우에게 ‘이 역할은 배우가 표현하기 너무 힘든 역할이라’고 미리 말씀을 드리고 궁금한 게 있으면 주저없이 물어보라고 했다. 일방적으로 대답을 하는 게 아니라 ‘케이가 어떤 아이인지’를 김혜준 배우와 함께 대화하면서 만들어갔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작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케이의 얼굴을 보여주어서 감사할 따름이다.”(②에서 계속)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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