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은 전문의약품 해외 직구 불가..관세법은 된다고?

CBS노컷뉴스 고무성 기자 입력 2021. 12. 2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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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부터 구매자도 처벌.."책임 주어지면 통제될 것"
편집자 주
의약품도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가 손쉽게 산 약 중에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있을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일반의약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전문의약품인 성분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약품을 오남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국민의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CBS노컷뉴스는 전문의약품의 반입 실태를 통해 대안을 모색한다.
▶ 글 싣는 순서
①구매대행한 일본 국민 감기약, 알고보니 한외마약 '주의'
약사법은 전문의약품 해외 직구 불가…관세법은 된다고?
(계속)
 
스마트이미지 제공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의 온라인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이 급증하고 있어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관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 직구 시장 규모는 4년 새 2.3배 증가했다.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에 의해 적발된 '온라인 해외 직구 위반 사례'도 2018년 1만 6731건에서 지난해 4만 3124건으로 2.6배 늘었다.

특히,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이 적발한 온라인을 통한 '의약품'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 위반 사례는 지난해 2만 7629건으로 2018년 40건에 비해 691배 급증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19년 해외 불법 사이트와 구매대행 사이트 15곳을 통해 전문의약품 30개를 주문해 유통 및 표시 실태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처방전 없이 전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19개 제품은 판매국 기준으로도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었다.

30개 제품의 용기·포장 표시사항과 첨부 문서를 확인한 결과, 10개 제품(33.3%)은 첨부 문서가 동봉되지 않았고, 6개 제품(20.0%)은 원 포장과 상이했다. 14개 제품(46.7%)은 식별표시가 없었다. 또 대부분 제품은 판매국·발송국·제조국 등이 서로 상이해 유통경로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해당 제품들은 용법·용량 등의 정보 확인이 불가능해 이를 개인이 정하게 됨에 따라 오·남용하기 쉽고, 성분·함량 등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불법 의약품일 가능성이 커 소비자가 피해를 볼 우려가 크다.

실제로 부작용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있었다. A씨는 해외 직구로 탈모약(피나스테리드)을 구매해 복용 후 탈모가 더 심해지고, 만성피로와 여드름이 생겨 기존에 처방받아 복용하던 약물을 다시 사기로 했다.

B씨는 해외 직구로 구매한 녹내장 치료제 점안액(비마토프로스트)을 속눈썹 증모 목적으로 사용 후 눈 주위 색소침착과 안구 건조·가려움증을 겪었다.

내년 7월부터 구매자도 처벌…"책임 주어지면 통제될 것"

일본 국민 감기약으로 통하는 파브론골드A는 우리나라에서 한외마약 전문의약품이지만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본 구매대행 사이트 캡처
전문의약품의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이 성행하는 이유는 약사법과 관세법 간의 괴리 때문이다.

약사법 제50조 제1항에 따르면 약국 개설자 등도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온라인 등)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 현재는 판매자만 처벌하고 구매자에 대한 처벌조항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식약처는 약사법을 개정해 내년 7월부터 스테로이드 등 전문의약품을 불법으로 구매한 사람에게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등 약사법 시행령을 개정·공포했다.

대상의약품은 스테로이드·에페드린 주사제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전문의약품(향후 총리령으로 지정 예정)을 구매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현재 관세법이 개정되지 않아 전문의약품도 해외 직구나 구매대행으로 살 수 있다. 관세법 시행규칙 제45조 제2항 제1호에는 150달러(한화 약 18만 원) 이하, 자가사용 목적이면 6병 또는 3개월 이내 사용분에 대해서는 의약품 수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이와 관련해 아직 식약처로부터 공식적인 협의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식약처에서 먼저 입장을 정한 뒤 관세청과 협의하는 게 순서인데 아직 공식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오남용 우려 등 의약품을 제외하고 현행(관세법 제45조 제2항 제1호)에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법도 개정돼 구매자도 처벌하게 되면 전문의약품의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이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약사회 오인석 이사는 "국내든 해외 사이트이든 구입한 사람에게도 책임이 주어지면 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모르고 사는 경우라면 정부의 계도기간이 문제가 되는 거니까 식약처나 복지부,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에서 능동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마트나 인터넷에서 처방 없이 살 수 있는데 우리나라만 엄격하게 전문의약품으로 묶여있는 약들이 있다"며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음성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의 성분들이라면 우리나라도 일반의약품으로 풀어서 약사들의 예민한 관리를 받고 약국에서 살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식약처는 CBS노컷뉴스가 지난 17일부터 수차례 전화하고 서면으로도 질의했지만, 이와 관련한 입장을 주지 않았다.

CBS노컷뉴스 고무성 기자 km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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