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14] 태공의 쓴소리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2021. 12. 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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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라를 세운 무왕이 한창 천하를 차지하려 애쓸 무렵 스승 같은 신하 태공에게 물었다. “뛰어난 이를 들어 썼는데도 나라가 위태롭거나 망하게 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뛰어난 이를 불러다만 놓고 그의 능력을 제대로 쓰지 않아 뛰어난 이를 모았다는 이름만 있고 그 뛰어난 이를 실제로 썼다는 실질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잘못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입니까?” “소선(小善)을 좋아할 뿐 진짜로 뛰어난 이를 얻지 못한 때문입니다.” “소선을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임금이 자기를 칭찬하는 소리만 듣고 싶어 하고 자기를 비판하는 말을 듣지 않으면 뛰어나지 못한 자를 뛰어나다고 여기고 좋지 못한 자를 좋다고 여기며, 충성스럽지 못한 자를 충성스럽다고 여기고 신실하지 못한 자를 신실하다고 여기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을 칭찬해 주는 자는 공이 있다 여기고 자기 잘못을 지적하는 자는 죄가 있다 여깁니다. 이 때문에 공이 있어도 상을 내리지 않고 죄를 지은 자는 벌을 받지 않게 됩니다. 많은 무리를 지은 자는 출세하고 무리가 없는 자는 쫓겨나지요. 이런 까닭에 소인배 같은 신하들은 서로 당을 지어 뛰어난 이를 가로막고 간사한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충성스러운 신하는 죄가 없는데도 비방으로 인해 죽게 되고 간사한 신하는 공이 없는데도 명예와 상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나라는 위태롭거나 망하는 구렁텅이로 빠질밖에요.”

뛰어난 이를 찾아내는 것을 눈 밝음[明]이라 하고 그 사람이 맘껏 능력을 발휘하게끔 지켜주는 것을 굳셈[剛]이라 한다. 예나 지금이나 리더는 강명(剛明)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유력 대선 주자 둘 다 강명과는 거리가 먼 듯하니 국민은 무슨 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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