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북한의 무역 감소

안호기 논설위원 2021. 12. 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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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10주기인 지난 17일 북한 각지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과 태양상에 근로자들과 군 장병들, 청소년학생들이 꽃바구니와 꽃다발들을 진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사회라는 북한도 수출과 수입을 한다. 100% 자급자족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통계를 보면 지난해 70여개국과 8억6293만달러어치 무역거래를 했다. 수출입 규모 2조1176억달러로 세계 8위 무역대국인 한국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최근에는 유엔의 제재 강화에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무역이 크게 줄어 주민들의 삶이 과거 고난의 행군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학회가 22일 개최한 ‘경제학자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북한 경제의 현실과 평가’ 포럼에서 정승호 인천대 교수는 지난해 북한의 무역액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전년에 비해 74%, 수출은 68% 줄었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4.5%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던 1995년 당시 -4.4%보다 더 낮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광물성 생산품을 가장 많이 수출했고, 수입은 원유가 가장 많았다. 특이한 것은 2019년 다섯번째로 수입액이 많았던 곡물이 지난해 82% 급감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는 점이다. 수입 곡물은 90%가량이 중국산인데, 고작 2.5t만 북한에 수입됐다. 중국산 쌀 수입이 16만284t, 옥수수가 2만1702t 감소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쌀 소비량 57.7㎏을 대입하면 1년간 315만명이 먹을 양이다. 북한의 연간 쌀 생산능력이 140만t에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30만명 넘게 굶어 죽었다는 고난의 행군에 비견할 만하다.

통일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선 일부 지역 쌀값이 급등했다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통계만 보면 식량이 모자라 폭동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현실은 다르다. 사실 북한 관련 통계는 믿기 어렵다. 북한의 무역통계라는 것도 실은 코트라가 해외 조직망을 통해 각국의 대북한 무역 자료와 글로벌 무역통계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추산한 것이다. 성장률이나 곡물 수입 통계만 보면 북한이 곧 붕괴할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은 통계의 잣대로 파악할 수 없는 나라다.

안호기 논설위원 haho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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