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은 '친환경 에너지'일까..EU 고심에 힘 못 쓰는 원전주

차창희 2021. 12. 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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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분류체계 포함 연기에
두산중공업·한전기술 '뚝'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산업으로 분류할지에 대해 유럽연합(EU)의 고심이 지속되자 원전 관련주들이 약세를 띠고 있다. 당초 이르면 22일(현지시간) EU가 결론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내년 1월로 발표 일정이 미뤄지면서 단기 투자 심리가 악화된 모양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원전 관련주로 꼽히는 두산중공업은 3.05% 하락한 2만650원에 마감했다. 한전기술 또한 1.79% 떨어진 9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0.32% 올랐지만 두 종목과 더불어 한전산업(-2.38%), 일진파워(-0.82%), 한전KPS(-0.25%) 등 원전주 다수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앞서 한전기술은 EU가 원전을 이날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Green Taxonomy)'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지난 20일 주가가 8% 급등한 바 있다. 그린 택소노미는 EU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투자 목록을 제시하는 친환경 산업 분류에 해당한다. 현재 EU는 이 분류에 원전과 천연가스를 포함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그린 택소노미에 원전이 포함된다면 EU가 공식적으로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하는 셈이다. 이 경우 녹색채권 발행 등 친환경 관련 투자를 집행할 수 있게 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당 사례가 세계 표준으로 작용해 다른 국가들의 체계 확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원자력 발전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31일 분류 체계 초안을 발표한 후 몇 주 동안 협의를 거쳐 내년 1월 중순께 최종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해야 할지에 대한 참가국들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한 원전 폐기물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국가들은 탈원전 기조를 강력하게 유지하고 있다.

원전의 그린에너지 편입 진통에 국내 원전주들의 단기 투자 심리는 악화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3거래일 동안 한전기술 주식을 331억원 순매도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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