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공공수주 벽 넘은 소상공인.. 설립 1년만 교통안전 시공 실적 '40건'

2021. 12. 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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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한 토크 #1]  한테크 김병준 대표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기업과 정부 간의 거래를 일컫는 B2G(Business to Government)는 안정적 매출 구조를 만들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싶어하는 시장이다. 그래서 공공조달 시장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초기 창업 기업이나,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B2G 비즈니스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상대이다. 그래도 이런 어려움을 혁신적인 아이템과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극복하고 B2G 사업의 기회를 포착한 소상공인 기업들이 있다.

한테크 김병준 대표(38). 한테크 제공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전자,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교통안전 시설물을 설치하는 사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교통안전 솔루션 전문기업 한테크는 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이다. 한테크의 대표 제품은 주행속도, 차량 접근 알람 및 사각지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스마트 패널과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안전도와 위험도를 보여주는 어린이 교통안전지도 표시 장치로 어린이 보호구역에 주로 설치된다. 이런 첨단 기술을 갖춘 한테크는 지난해 설립된 신생 소상공인 기업으로 송파구, 구로구 등 누적 40건이 넘는 시공 실적을 쌓았다. 한테크의 김병준 대표를 만나 공공조달 시장 공략 도전기를 들어봤다.


아이템보다는 고민에서 시작한 창업

-어떤 계기로 창업에 도전하게 됐나.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사업을 통해 사회공헌도 하고 회사에서 재단을 설립하면 아이, 독거노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여러 가지 길이 열리잖아요.

-그럼 지금의 아이템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전 오랜 기간 중국에서 생활했어요.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아서 자폐아 관련 전문 교육기관을 중국에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2019년 한국에 들어왔다가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면서 못 들어가게 됐죠. 그러던 상황에서 민식이 사고가 생겼고 어른으로서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해 자연스럽게 지금의 한테크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이템 개발 및 구현 과정은 어땠는지.
기존에 생각했던 것은 레이더를 활용해 길에 어린이가 있다는 걸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간단한 솔루션이었어요. 여러 지자체에 연락해 사업 설명을 하던 중 마침 송파구에서 같이 한번 해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미팅을 몇 번 진행했는데 송파구에 위치한 문현 초등학교를 알려주더라고요. 문제점이 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학교 앞에서 살다시피 했죠. 등하교 시간인 아침부터 밤까지 현장 조사하고 새벽에도 가고 밤에도 보고 계속 체크하고 주민들한테 하나하나 여쭤보고요. “여기 뭐가 문제인 것 같아요?”, “여기 뭐가 위험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학부모, 아이애들, 행인, 운전자 다 쫓아다니면서 질문했죠. 약 두 달가량을 현장에서 보내면서 계속 체크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보이더라고요.

실제 송파구에 설치되어 있는 한테크의 어린이 보호구역 스마트 알리미. 한테크 김병준 대표 제공.

사실상 저희 솔루션은 일종의 SI(시스템 통합, System integration) 기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지자체에서 해결해 달라고 하는 문제가 있어요. 현장에 이런 문제점이 있고 이러한 민원을 해결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가 직접 현장에 나가서 보고 문제를 파악하여 솔루션을 도출해내고, 시안을 만들어 제안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아이템을 계속 구체화해 나간 건가.
송파구 시공 후에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다른 지자체에 시공 상담을 다니면서 솔루션에 ‘스마트 아이’라는 명칭도 붙이게 됐어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송파와 시범사업을 하기로 했지만 다른 판로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판로개척과 관련한 전략이나 계획이 있었다면 뭐였나.
없었어요. 솔루션을 통해서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것에만 집중했죠. 어렵게 얻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이 하나에만 온 힘을 집중하여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희의 그러한 노력을 담당자분께서 알아주셨고, 지금의 한테크가 있을 수 있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무식하게 도전하니 찾아온 기회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김병준 대표의 모습. 담담하게 한테크가 걸어온 길을 말했다.

-첫 거래를 송파구와 했다. 계약하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
일단 인터넷으로 모든 지자체의 교통행정과와 스마트 도시과의 전화번호를 다 찾아봤어요. 메일 주소는 안 나오더라고요. 일일이 하나하나 전화해서 메일 주소를 받아 저희 자료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답장을 아예 못 받아서 직접 방문을 시도했습니다. 일단 무작정 찾아가서 어린이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수차례 설득했죠. 그러다가 송파에서 연락이 왔고 어린이 교통안전 사고를 없애기 위한 시범 사업을 해보자고 했어요. 다행히도 송파구청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고 이후 다양한 기회가 생겨났습니다.

-잡상인 취급을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을 것 같다. 어떻게 대처했나.
무식하게 도전하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아요. 그냥 무식하게 하나하나 발로 뛰어서 만나줄 때까지 간 거죠. 만나주고 들어줄 때까지 설명하다 보면 언젠가는 들어주니까요. 견디다 보니 기회가 찾아온 거죠.

-B2G는 입소문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첫 거래처였던 송파구가 큰 도움을 줬어요. 지금도 송파구청 주무관님께 연락이 종종 와요. 공무원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나오면서 입소문을 타게 되었고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송파에서 언론 보도도 잘해줬고요.
또 저희가 스마트 도시 협회 특별 회원사예요. 스마트 도시 협회가 국토교통부 산하 협회거든요. 저희가 유일하게 기업 중에서 특별 회원사에 들어가 있어요. 대부분 지자체나 대학교거든요. 협회에서 계속 국토부 행사를 할 때마다 저희를 초청해주셔서 한테크의 솔루션을 알리는 것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스마트 도시 협회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
저희가 참여했던 예비창업패키지 4차 산업 특화분야 정부지원사업의 주관 기관이었어요. 당시 사업을 수행하면서 최종적으로 최우수 기업에 선정이 되어 인정을 받은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한 분들이에요. 많은 분들이 저희를 도와주셨지만, 송파구청과 스마트 도시 협회 두 기관이 사실상 한테크가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이 되어 준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테크라는 기업과 별개로 브랜드 명을 따로 만든 이유가 있나.
지역마다 지자체마다 문제가 다 다르니까 솔루션이 너무 많아졌고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솔루션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하나의 개념을 만들자라는 생각에서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기술을 강조하기보다 기업 설립 목표인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를 강조하자는 뜻에서 따뜻한 감성을 담았고 브랜드 명이 ‘아이든든’이 된 거죠. ‘아이든든’ 안에 저희의 모든 솔루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포함되어 있어요.

-아이든든 말고 다른 브랜드도 있나.
‘마을든든’이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기존의 스마트 시티와는 다르게 기술은 기본으로 하되 사람들이 사람 간의 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따뜻함이 있는 스마트 빌리지를 만들자는 목표로 만들었죠. 농어촌 특화 스마트 빌리지라고 해서 스마트시티를 포괄하는 개념과 관련된 사업을 마을든든으로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중소 도시 같은 경우는 사실상 인프라 구축이 어려워요. 우연히 한 지자체와 이야기가 잘 돼서 농어촌 특화 스마트 빌리지를 만들기로 이야기가 된 상태입니다.

한테크와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의 어린이 교통안전 환경조성 사회공헌협약식. 한테크 김병준 대표 제공.

-어린이 교통안전뿐 아니라 사회 공헌 측면에서 앞으로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사회 공헌에 대한 생각이 있었기에 어린이 교통안전이라는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재단을 만들 생각이에요. 재단을 만들어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요. 일단 내년에는 크리스마스에 한우 한 마리 잡아서 고아원 아이들에서 애들하고 같이 배 터지게 먹어보고 싶어요. 한우라는 게 사실 저희도 배 터지게 먹기는 어려운데, 아이들은 더욱 기회가 많지 않을 테니까요. 내년에 소 한 마리 잡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려고요.

-B2G 사업을 준비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무식한 게 답인 것 같습니다. 일단 어떻게든 무식하게 도전을 해서 한번 기회를 얻고 인정을 받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이곳저곳에서 도와주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사업을 하나 따냈다는 것으로 만족을 하는 게 아니라, 이 사업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새벽에도 현장을 방문하고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주말도 상관없이 바로바로 대응하는 노력의 과정이 있었기에 다른 기회로도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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